유동규, 정진상 대면하나...'대장동發 선거자금 의혹' 수사 속도

2022-11-17 15:3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에서 확대된 '대장동 의혹' 수사가 '윗선'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이 대표의 소환 시기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차 출석하며 취재진들과 만나 정 실장에게 돈을 전달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의 요구로 3000만원을 마련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피해 계단으로 올라가 돈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정 실장은 총 1억40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받은 혐의를 받는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정 실장이 2019년 살던 아파트에는 동 출입구부터 CCTV가 설치돼 있다"며 "계단을 이용하면 2층부터 자동 등이 켜져 동선이 외부에서 잘 보인다"고 유 전 본부장의 이 같은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정 실장이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갔다"며 "제가 그 아파트에 사는 것은 아니니 CCTV가 어디에 있고 이런 건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당시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며 "그때는 (정 실장을)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정 실장 측이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대질신문을 요청한 것에는 "얼마든지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 측 변호인은 전날 조사 내내 "사실과 다르다"며 유 전 본부장과의 대질신문을 요청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이 증거 인멸을 하려고 했다는 진술서를 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주진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A씨의 증거인멸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증거인멸) 교사 행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해당 진술서를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증거 인멸을 자백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고 검찰은 그렇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은 진술서에서 휴대전화를 특정해 버리라고 (A씨에게) 지시했다고 명확하게 진술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씨의 동거인 A씨는 유씨의 휴대전화를 부순 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가 올해 6월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추가 진술서를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내달 15일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