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객 소란·유동규 고성에...'대장동 재판' 진행 차질

2024-04-02 17:27
유동규, '가짜 변호사' 언급하며 울분 토해
"나갈 때마다 모멸감…감옥 가는게 편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4.4.2 [사진=연합뉴스]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재판이 방청객 소란으로 오전 일정이 중단되는 등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증인으로 나선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유동규씨가 신문 중 감정에 복받쳐 고성을 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일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고, 유씨에 대한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유씨가 "판사님, 한마디만 하겠다"며 이 대표의 변호인 측 질문과 별개로 일명 '가짜 변호사'인 김모 변호사와 전모 변호사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상황이 반복했다. 앞서 유씨는이 대표 측이 '가짜 변호사'를 보내 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자신을 감시했으며, 이 대표에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된 심경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피고인석을 향해 "당신들이 변호사들을 어떻게 보냈는지나 설명해 봐라", "왜 보냈냐고요", "난 알지도 못하는데"라며 언성을 높였다. 재판부가 "흥분하지 마시라"며 제지에 나섰으나, 유씨는 "지금 자기들이 보낸 걸 거꾸로 물어보는 게 적반하장 아니냐"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은 피고인 측이 전 변호사가 유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는지, 면담조사에 참여하겠다며 여러 차례 이의 제기를 목격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에 대해 유씨는 "자기(전 변호사)가 나가면서 선임계 쓰는 게 나중에 유리하다고 했다"며 "당신들은 그거 하나로 '선임했잖아' 이렇게 우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유씨가 진술을 번복한 2022년 10월경 검찰 조사 기록과 당시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12시 40분에 시작해 21시 13분까지 수사를 받았는데 왜 수사 기록은 22쪽 분량인가'하고 따져 묻는 식이었다. 검찰과 유씨 진술 자백을 위한 회유나 거래가 있었는지를 의심하는 취지다. 

이에 유씨는 "조서 보고 내용이 있으면 이랬구나 판단하시라"려 "20만장 다 물어보시지 그러세요"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방청객이 증언하던 유씨를 향해 "목소리 낮추라"고 소리를 질러 재판 진행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방청객은 곧바로 퇴정당했지만, 유씨는 "나갈 때마다 온갖 욕설을 듣고 모멸감을 느낀다"며 "차라리 피고인들의 편을 들고 감옥 가는 게 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정에서 일어나는 기밀적 사항이 유출되고 있다. 댓글부대를 통해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재판은 누구에게나 공개된다"며 일축했지만, 유씨는 재차 "이재명에 불리한 증언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증인 신문은 더 진행되지 못했고 오전 재판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