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리스크 관리 소홀히 한 금융사에 책임 물을 것"

2022-11-07 15:47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현재 일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융회사를 상대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소재를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7일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책당국은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 부문에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특히 부동산 익스포져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 관리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와 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한 점검을 지속할 것"이라며 "당국과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해 시장 쏠림으로 인한 자금공급 왜곡을 정상화하고 정상 사업장에 대해선 원활한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단기성과에 골몰하다 건전성 관리에 미진한 금융회사에 대한 조치를 통해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시장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기관에 대해선 그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병행할 것"이라며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계획 이행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도 최근 단기금융시장 등에서의 자금조달 애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내 은행에 대해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하락과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화부채 부담에도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의 경우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소폭 하락했지만 그간 이익증가로 자본비율이 계속 상승해 왔으며 올해 6월 말 총자본비율은 15.29%로 모든 은행이 규제비율(10.5%)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현재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지표의 착시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경제여건 악화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우려와 관련해서는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대출, 안심전환대출 등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취약차주 지원 노력 등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며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은 점을 감안해 금리상승에 직접 영향받는 취약차주 지원 등 안전망을 확충하고 있다"면서도 "은행권의 양호한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