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0억 최대어' 한남 2구역, 대우건설 따냈다... 고도완화는 과제
2022-11-06 17:59
서울시, 남산 고도제한 완화 여부 논의 없어
35층 룰 폐지 등은 긍정적…전문가들 "상황 지켜봐야"
35층 룰 폐지 등은 긍정적…전문가들 "상황 지켜봐야"
올해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재개발촉진구역(한남2구역) 시공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수주전 끝에 대우건설이 승전보를 올렸다. 이에 따라 한남2구역은 '한남써밋'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대우건설이 제안한 ‘118프로젝트’ 등 고도제한 완화와 파격적인 금융혜택이 조합원 표심 공략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남뉴타운 5개 정비구역 중 한남3구역에 이어 이번에 총공사비 7900억원 규모의 한남 2구역 시공사가 선정되면서 다른 재개발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 오후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전체 조합원 908명 중 76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건설이 410표, 롯데건설은 342표를 얻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와 '역대급 조건'을 내걸며 맞붙은 이번 수주전에서 '한남써밋' 브랜드를 앞세운 대우건설은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설계사들과 협업해 한강 명소이자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은 데는 최고 118m까지 단지를 높이겠다는 '118프로젝트' 외에도 사업비 전체를 비롯해 기본 이주비 법정한도인 LTV 40% 외에 추가로 110% 지원해 총 150%의 이주비를 책임 조달하고, △최저 이주비 가구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등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제시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은 문제는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을지 여부다. 고도제한 완화는 한남뉴타운의 숙원이나 다름없다. 한남2구역을 포함한 한남뉴타운 일대는 남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90m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남 2~5구역이 협의체를 만들어 서울시를 상대로 한남뉴타운 일대 고도 제한 완화와 층수 상향을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서울시가 한남2구역의 고도제한을 118m로 완화하는 것을 가정해 원안 설계인 14층에서 21층으로 층수를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서울시는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용산구도 앞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 당시 고도제한 완화, 용적률 초과 등 혁신설계안 홍보 등에 대해 양사에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서울시가 올해 들어 고도와 층수 제한을 전반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서울시는 올해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35층 규제’를 폐지한 바 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재정비촉진지구)일대 고도제한을 풀고 대신 공공기여를 확대해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고도제한 완화를 서울시에 요청하는 등 고도제한 완화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권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시가 고도제한을 완화해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설사가 수주를 위해 경쟁력 있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지켜봐야 할 시기로, 서울시에서 고도제한 완화를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서 전임 시장 시절이었다면 고도제한 완화를 가정한 제안서 자체가 서울시에 의해 제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1~5구역으로 나뉘었으며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한남1구역을 제외한 한남2~5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규모가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현대건설이 ‘THE H(디에이치)’로 시공하는 3구역으로 지난 7월 관리처분계획 임시총회를 진행했다. 관리처분계획은 사실상 재개발사업 막바지 단계다. 현재 4구역과 5구역은 조합을 설립한 상태이며 1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