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편의점 무너져내린 대형 싱크홀 원인은 '시공 부실' 드러나
2022-11-03 16:49
낙산해수욕장 인근 숙박시설 신축 현장서 편의점 붕괴
시공사, 시공 불량 인지하고도 땜질식 대처
까뮤EnC·남영Eng 영업정지, 토펙Eng 업무정지 등
시공사, 시공 불량 인지하고도 땜질식 대처
까뮤EnC·남영Eng 영업정지, 토펙Eng 업무정지 등
지난 8월 발생한 양양 낙산해수욕장 싱크홀 사고가 시공사의 시공 부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시공사에 영업정지 4개월 등의 처분을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연약지반 관리를 강화하는 '지하안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인근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 현장에서 지반 침하 사고 발생하고 편의점이 붕괴한 사고다.
조사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건설현장 시공 부실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 일대는 해안가의 느슨한 모래지반으로 토사가 유실되기 쉬우며 바다 영향으로 지하수 유동량도 많아 지하 개발 시에 내륙보다 높은 수준의 시공 품질·안전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시공사 등이 현장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공하면서 '가설 흙막이벽체'에 발생한 작은 틈으로 주변 지하수·토사가 일부 유입됐다. 가설 흙막이벽체는 지반 굴착 시, 지반이 현장으로 유입되거나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가설 벽체를 의미한다.
사고 예방체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통상 지하 20m 이상 굴착공사 현장은 지하안전평가 전문회사가 '지하안전평가'를 수행하고 안전 확보 여부 등을 인허가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고 현장의 수행업체는 주변 편의점 건물 안전성 검토를 누락했으며 설계 변경 정보와 소규모 지반침하 사고 사실을 인허가청 등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공사 현장의 계측기도 대부분 손실되거나 망가져 사고 예방 조치가 적절하게 수행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사조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사고 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토질·기초분야 외부 전문가의 전수 조사 후 공사를 재개토록 할 계획이다. 공사 재개 시, 손상된 가설 흙막이벽체가 지탱될 수 있게 시공토록 하고 이를 양양군에서 관리하도록 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로 밝혀진 시공사 등의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른 엄중한 처분을 관할 관청에 요청할 예정이다. 시공사(까뮤EnC, 남영Eng)에는 영업정지 4개월, 감리사(토펙Eng)에는 2년 이하 업무정지, 지하안전평가업체(셀파EnC)는 영업정지 3개월을 요청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안가 등 연약지반 개발사업의 안전관리가 보다 강화된다. 국토부는 연약지반 기준을 법령에 마련하고 안전관리 기준을 상향하기로 했다. 첨단 지하안전 기술의 개발 및 활용 확대를 유도하고 지하안전 관련 기업 역량과 책임을 강화함과 동시에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긴급안전조치 명령 권한도 부여한다.
지하안전 관리 전반에 대한 개선도 추진된다. 국가 전문기관의 긴급 지반탐사 확대를 추진하고, 취약·노후 지하시설물의 우선 정비·교체를 지원한다. 지반침하 우려시 기초자치단체가 '지반침하위험도평가'를 수행하도록 하고 기존 도로법상 도로(국도·지방도 등)만 대상인 지하안전 점검을 상가·주거지 등과 인접한 '도시계획 도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승호 사조위 위원장(상지대 교수)은 "이번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 조사 결과 발표는 2개월 이상 사조위에서 면밀하게 사고 원인 분석을 진행한 결과"라며 "사고 조사 결과가 전국 연약지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지반침하 사고는 불시에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생활 밀접형 재해"라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약지반 포함, 전국의 지하안전 관리를 개선해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조위에서 작성한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 조사 결과의 최종 보고서는 오는 4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과 국토안전관리원 지하안전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