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담대 차주, 장단기금리차·집값 상승폭 클수록 변동금리 선호"

2022-10-25 12:00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주택가 모습. 22.09.20[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들이 장단기 금리 차가 커지고 주택가격이 상승할수록 변동금리 대출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정책모기지 공급이 활발할수록 변동금리 선호가 제약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금리 상승기임에도 변동금리 주담대 비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정금리 주담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은 '최근 가계 주담대의 변동금리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BOK이슈노트)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8월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이 45.7%로 예년 평균을 웃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담대 변동금리 선호 현상은 지난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주담대 신규취급액이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그 배경에 대해 "고정금리가 장기금리 변동을 반영해 변동금리보다 빠르게 상승(고정‧변동 금리차 확대)하면서 변동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정책모기지론 공급이 예년 평균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패널회귀분석 모형으로 주담대 차주의 금리유형 선호요인을 분석한 결과 장단기금리차와 주택가격 상승률, 차주 소득 등이 수요 측면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대출자들이 현재의 금리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변동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가격 상승 시점에는 상대적으로 주택보유기간이 짧은 투기적 거래가 늘어나 당장 금리수준이 낮은 변동금리 선호현상이 발생한다고 평가됐다. 

또한 차주의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대출유형 선택에 차이를 보였다. 이자부담에 덜 민감한 고소득층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반면, 중‧저소득층은 금리 변동에 따른 이자부담 변화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변동금리 선호가 낮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공급 측 요인으로는 보금자리론·안심전환대출과 같은 정부의 정책모기지론 공급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금융공사 등이 정책모기지론 공급을 확대하는 시기에는 금리 메리트 등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의 수신만기가 길수록 고정금리 대출비중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감독당국이 고정금리 대출비중 관리를 강화하는 경우에도 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취급유인이 강화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현재의 높은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기준금리 인상의 대출금리 파급효과를 높이는 측면이 있는 반면 최근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가계 채무부담을 확대시켜 금융안정 취약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주금공의 안심전환대출 공급이나 주택가격 하락세 지속 등이 변동금리 축소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고정금리 대출 취급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책당국은 금리변동에 취약한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계층에 중점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은행 스스로 고정금리 대출비중 확대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장기자금 조달수단 확충(커버드본드, MBS 발행 등)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