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추락에 ELS 낙인 터치…원금 손실 '우려'
2022-10-24 16:05
미상환 잔액 21조원 넘겨 34%↑
홍콩H지수(HSCEI)가 중국 빅테크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급락하면서 이와 연계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에 대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 연임도 중화권 증시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HSCEI 낙폭을 키우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ELS 미상환 발행 잔액은 44조6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5% 증가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의 미상환 발행 잔액은 21조1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8% 늘었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이 만기까지 정해진 조건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한다. 손실 발생 기준선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결합상품이다. 미상환 발행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ELS 상품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홍콩H지수는 중국 본토기업이 발행하지만 홍콩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중국의 빅테크 등 성장산업 규제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따른 경기 영향,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가 포개지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백두산·윤여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지난달 말부터 6000을 하회하면서 ELS 녹인 및 증권사 파생 운용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가 포함되고 배리어(녹인 등 미리 설정된 기준선)가 있는 공모 ELS 중 녹인이 5500 위인 상품이 26%(2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녹인에 가까운 상품 비중은 30%(3조2000억원 규모)"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기초자산 지수가 녹인 근처까지 급격하게 하락하고 향후 지수 레벨과 기대 만기, 내재 변동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ELS 부채평가액과 헤지 자산 평가금액이 상이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운용 전략을 세우기도 어려워져 헤지 운용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