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어닝쇼크 온다] "수익 나는 사업이 없다" 증권사 3분기 실적 '암울'
2022-10-17 06:00
전년 동기 대비 30~40% 수준 악화
기저효과 고려해도 업황 부진 뚜렷
거래대금 감소·채권평가손실 원인
은행·증권 가진 지주사 실적은 양호
기저효과 고려해도 업황 부진 뚜렷
거래대금 감소·채권평가손실 원인
은행·증권 가진 지주사 실적은 양호
“수익을 내는 사업이 없다. 사실상 모든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최근 만난 증권사 관계자의 첫마디다. 증권사 3분기 실적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는 이미 암울한 분위기가 확산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환경을 감안하면 실적악화가 불가피하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16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3분기 실적은 오는 21일부터 발표된다. 금융지주를 모기업으로 둔 증권사들은 대부분 지주사 실적 발표일에 맞춰 실적을 공개한다. 이에 하나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이른 21일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증권사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30~40%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증시호황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저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을 잡기 위한 적극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긴축정책,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기조, 경기침체 우려 등 증권업에 대한 하방압력이 높아진 영향도 크다.
증권사별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NH투자증권 2043억원(전년동기 대비: -30.2%) △메리츠증권 1970억원(-18%) △삼성증권 2080억원(-42.7%) △미래에셋증권 2427억원(-38.9%) △키움증권 2075억원(-35.4%) △한국금융지주 2445억원(-41.5%) 등이다.
상반기 실적을 악화시켰던 채권평가손실도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통상 국채, 금융채, 회사채 등 채권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이전보다 크게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86%로 6월말(3.55%)보다 63.1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낙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분기 때만 해도 사업다각화 등으로 선방한 증권사들이 일부 있었지만 이번 3분기는 실적방어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사를 모두 보유한 주요 지주사는 올해 실적에서 증권사보다 은행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은행을 보유한 지주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 1조3403억원(16.7%↑) △KB금융지주 1조7951억원(0.4%↑) △신한금융지주 1조8941억원(18.1%↑) △BNK금융지주 3642억원(-0.8%↓) △DGB금융지주 2206억원(10.3%↑) 등이다.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거나 감소하더라도 소폭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호조로 높아졌던 증권사 위상이 지난해만 못하다”며 “부서별로 긴급대책을 세워보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