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에…국내 OTT 업계, 수익 이중지급 등 우려 목소리

2022-10-12 18:01
"제작사와 계약 시 성공보수 관련 사항 이미 포함돼 있어"

[사진=넷플릭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저작권법 일부 개정안'이 올해 안에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 이중지급 등 우려로 인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2일 산업·법조계에 따르면 여야가 최근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빠르면 다음달 중으로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정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성일종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8월과 9월 각각 저작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감독·작가에게 저작권 보상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감독·작가가 제작사에 저작권을 양도한 경우에도 방송사나 극장, OTT업체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작년 공개된 넷플릭스의 원작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저작권자인 감독·작가에게 흥행 성과 만큼의 몫이 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8부작으로 1조원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입된 제작비는 약 250억원 수준이었다.

OTT업계는 이미 영화·드라마 제작사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콘텐츠 제작사와 계약 체결 시 성공보수 관련 사항도 포함돼 있다. 계약건 별로 다르나 일부분 성공보수를 보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가 섭외한 감독·작가에게는 제작사가 직접 추가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OTT가 감독·작가 등 저작권자에게 수익을 나눠야 한다면 이는 이중과금 형태라고 지적했다. 결국 K-콘텐츠 투자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콘텐츠 성공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제작사에 돈을 지급하는데, 법이 통과되면 추가로 수익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이중으로 수익을 지급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영상 창작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OTT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 입법 취지가 상대적 약자인 작가·감독 권리를 보장해주자는 건데, 실제로 발생하는 (제작사 등 콘텐츠 제공사의) 우월적인 지위 남용 등 문제가 제대로 조사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OTT가 저작권자에게 대가를 주는지 여부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영상 창작 생태계의 근본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 통과로 저작권자의 권리가 보장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수익 배분은 또 다른 문제다. 법안이 통과되면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로 적정한 보상 기준 등을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