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중생 데리고 있던 20대 男 입건…가출 알면서도 신고 안해

2022-09-26 15:42
메신저로 대전행 권유, 두달간 함께 지내
"처지 딱해 재워줬을 뿐, 협박·감금 없어"
대전 유성구 주택가서 발견, 추가 수사 중

광주 서부경찰서. [사진=연합뉴스]


가출한 광주 여중생에게 두 달여간 숙식을 제공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는 가출 청소년과 함께 지내며 관계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실종아동보호법 위반)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광주의 모 중학교 학생 B(14)양이 가출한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7월 1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신고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집에서 머물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모바일 게임 메신저에서 만난 B양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자신이 사는 대전시 유성구에 올 것을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서 A씨는 "B양의 처지가 딱해 집에서 재워줬을 뿐이다. 협박이나 감금 등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양은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 30분께 휴대전화와 가방 등을 학교에 버려둔 채 대전행 고속버스를 탔다.

대전버스터미널에 도착한 B양은 택시에 탑승한 뒤 행방이 묘연했고, B양 가족은 "하교 시간이 지났는데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양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하고 수사진을 대전으로 급파하는 등 B양의 행적을 추적해 대전 유성구 주택가에서 B양을 발견했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