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범' 전주환 얼굴 본 피해 유족…"깜짝 놀랐다"

2022-09-20 16:09
피해 유족 "살인범 전씨, 흔히 보이는 청년 모습"
직위 해제에도 내부망 접속 방치한 건 아쉬워
피해자 향한 악성 댓글·허위 정보 대응 예고

경찰이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19일 공개했다. 사진은 전주환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정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지하철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그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큰 아버지 A씨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씨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나 평범하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청년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게 소름 끼친다"고 덧붙였다.

또 전씨가 작년 불법 촬영 혐의로 직위 해제된 뒤에도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던 점을 지적했다. 전씨가 징역 9년 구형을 받았는데도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형량을 받은 뒤에도 (전씨가) 회사 내부망에 아무런 제지 없이 접속한 뒤 피해자 정보와 동선을 파악해 범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한 것은 뼈아프다"고 말했다.

피해자 유족은 피해자에 대한 악성 댓글과 허위 정보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이 피해자를 '한녀(한국 여성 비하 표현)'라고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에 사는 시민이 맞나 싶을 만큼 악성 댓글들이 한두 개씩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전씨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둘러싼 왜곡 보도와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보도에선 어떤 은밀한 공간에서 이뤄진 촬영물을 갖고 협박했다는 식으로, 확인된 기사인지 추측성 기사인지 모르겠는데 어디서도 그런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말미에 "저는 당사자 부모가 아닌 큰아빠로서 부모 마음을 어떤 식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회, 여론을 이끌어주는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책을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