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넷플 '수리남' 제목 논란…누리꾼들 "국가명 쓸 땐 예민해야"

2022-09-15 15:11
'수리남' 포함 작품 제목에 지명 넣는 사례 증가
당사자들 불쾌하지 않을지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
"불쾌한 것은 이해하는데 실화는 맞다" 의견도

넷플릭스 내 한국 시리즈 '수리남'과 관련해 남미 국가 수리남이 자국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작품 제목에 지명이나 국가명을 넣을 때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는 중이다.

13일(현지시간) 수리남의 알베르트 람딘 외교·국제사업·국제협력부(BIBIS) 장관은 드라마 '수리남'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외교부 측은 현지 한인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 시리즈 제목이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수리남 정부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수리남(Narcos-Saints)'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내용. [사진=수리남 정부 공식 홈페이지]

'수리남'을 포함해 최근 작품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지역 또는 국가명을 제목에 넣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 류승완의 '베를린'과 '모가디슈' '군함도', 박찬욱의 '공동경비구역 JSA', 연상호의 '부산행' 등이 그 예다. 

영화 '곡성' 역시 개봉 이후 전남 곡성 지역의 이미지가 악화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곡성군의 요청으로 엔딩 크레딧에 '영화가 전적으로 허구'라는 자막을 추가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실존 지역·국가명을 작품에 사용할 때는 당사자들이 불쾌하지 않을지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누리꾼은 '수리남'이 실화를 바탕으로 할지라도 제목을 국가명으로 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가를 마치 범죄 국가처럼 묘사했다는 지적도 많다. 
 

'수리남' 공식 예고편 화면 캡처. [사진=넷플릭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그 나라에서 일어난 범죄 사건을 가지고 나라 전체를 마약 국가로 묘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제목에 국가명을 붙였다는 것은 외교적 결례가 맞다"면서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외국인 대상 범죄 사건을 기반으로 해 한국을 관련 범죄 국가로 묘사하고 제목을 'South Korea'로 지었다면 괜찮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영어 제목을 'Narco-Saints(마약 밀매-성직자 뜻)'라고 지은 것은 외국에 팔릴 때 문제가 될 것을 알아서 한 조치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국내외 이슈 정보 커뮤니티에서도 누리꾼들은 "실화니까 실제 지명 쓰는 데 더 예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객관적으로 선진국에 가깝고 수리남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입장을) 고려했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일부 누리꾼은 "불쾌한 것은 이해하는데 실화는 맞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수리남'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