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상륙] "추석 선물 배송 어쩌나..." 유통업계도 '태풍 경계태세' 강화

2022-09-05 15:06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선박이 결항되면서 제주 지역 등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택배 주문을 아예 조기에 마감하거나 배송 차량과 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제주 서귀포 지역에 배달할 예정이던 일부 신선 선물세트 배송을 중단했다. 힌남노 북상 영향으로 제주 지역 선박 편이 모두 결항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나머지 일반 상온 선물세트에 대해서는 선박 결항이 해제되면 다소 지연되더라도 배송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서귀포 지역으로 배달할 예정이던 일부 신선 선물세트는 이날 배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배송 불가, 배송 지연 안내를 하고 배송 취소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제주와 경북, 경남 등 지역에 대한 추석 선물 배송을 조기에 마감했다. 해당 지역은 제주 추자도 전역과 경북 울릉군 전역, 전남 신안군 흑산면 도서지역, 신안군 비금면 수치리,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리 등이다. 다만 내륙 지역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달 6일까지 배송 접수를 한다. 이마트는 태풍 경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배송 불가'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업계는 발 빠르게 선제 대응에 나섰다. SSG닷컴은 제주와 울릉도 지역에 대해 예정보다 배송 접수 기간을 앞당겨 지난 2일 마감했다. 제주와 경남 지역 위주로 기상 상황을 살핀 뒤 추후 배송 물량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륙 지역은 예정대로 이달 6일까지 배송 접수가 가능하다. 

쿠팡은 전날부터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에 '기상 악화로 인해 로켓배송(새벽 배송 포함)이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쿠팡 관계자는 “여러 가지 기상 상황에 대응한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별 기상 상황에 따라 배송·배달 일시 중단과 서비스 범위 축소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역시 지난 2일 "택배로 배송되는 전남 고흥군·신안군·완도군·진도군에서는 태풍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주문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역대급 태풍에 업체들은 시설을 점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오프라인 점포 침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비에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은 바람에 날아가기 쉬운 현수막을 철거하고 외부에 있는 파라솔이나 화분 등 주요 시설물을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겼다. 외벽과 천장, 전기시설 등 점검을 통해 누수와 시설물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직원 안전교육도 실시했다. 또 배송 차량과 인력을 예년보다 10%가량 추가로 확보해 명절 선물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침수 피해에 대비한 물막이판 등을 설치하고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 옥상공원을 전면 폐쇄했다. 지역별 기상 상황에 따라 추후 오픈할 예정이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익일 배송서비스도 지방에선 이날까지만 접수한다.

지난달 쏟아진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봤던 편의점업계는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GS25는 침수가 우려되는 편의점 매장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외부 냉장고 등 집기 이동을 지원하고 정전에 대비한 드라이아이스와 물막이판, 모래주머니 등도 지급했다. 또 태풍 대비는 물론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담은 내용을 QR로 만들어 전국 점포와 임직원들에게 배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CU는 가맹점주들에게 태풍(강풍·폭우) 관련 출입문, 외부 콘센트, 점두 비치물 철수, 유리면 테이핑, 어닝 접기 등 대응 매뉴얼을 안내했다. 아울러 정전 등으로 정상적인 계산시스템(POS) 작동이 어렵다면 '점포별로 PDA(휴대용 정보단말기)를 통한 판매가 가능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비상 매뉴얼을 공유했다.

한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5일 태풍 힌남노로 택배 노동자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하·하차 등 일부 업무를 중단해 달라고 정부와 택배사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