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후 첫 명절... 백화점·대형마트 "반갑다 추석"
2022-08-23 08:12
22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가성비를 강조한 실속형부터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세트 등 상품 구색을 강화하며 추석 대목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리미엄 대폭 강화한 백화점···수천만 원대 세트도 등장
백화점업계는 고가 선물세트로 고객 발길을 붙잡는다는 구상이다. 가성비 대신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0만원부터 3000만원대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선물로 선보인 '달모어 40년' 와인세트 가격을 3400만원으로 책정했다. ‘5대 샤또 그레이트 빈티지 기프트(GIFT) 와인세트'는 1500만원에 선보였다. 모두 한정 수량으로만 판매한다. 최고급 천삼을 ‘권영진’ 대한민국 칠기 명장이 만든 자개함에 담아 선보인 ‘정관장 다보록 천람’ 가격은 1100만원이다. 이 밖에도 400만원짜리인 '명품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400g 안팎, 10마리)', 300만원짜리 '프레스티지 No.9 명품 한우 기프트 한우세트'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희소가치가 높은 초고가 상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선물 물량을 지난 설 대비 40% 늘렸다.
수백만 원대 수산물세트 판매에도 나섰다. '현대명품 참굴비 10마리 수(秀)세트' 가격은 350만원으로 책정됐다. 최상위 등급 참조기만 선별해 전통 섭간 방식으로 염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도 집에서 가족끼리 보내는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유명 맛집 협업 상품과 이색 과일세트 비중을 높였다. 애플망고와 향금향, 샤인머스캣 등으로 구성한 이색 과일세트 비중은 지난해 추석 때 30%가량에서 올해 추석엔 50%까지 확대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가 시작된 8~13일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53.2% 증가했다. 3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도 65.1% 늘었다. 오히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급 세트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도 1일부터 시작한 예약 판매에서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판매(10일 기준)가 전년 대비 48.4% 증가해 10만원 이하 상품(21.1%)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가성비가 대세"···대형마트, 실속族 겨냥해 5만원 미만 비중 ↑
대형마트업계는 백화점과 달리 '실속 상품'에 공을 들였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좋은 '가성비' 선물세트 비중을 높이며 실속족(族)에게 손짓하고 있다.
판매 가격을 대폭 낮춘 '리미티드 딜' 선물세트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리미티드 딜 선물세트는 대량 매입과 사전 비축으로 기존 선물세트 대비 가격을 최대 40% 낮춘 한정판 세트를 말한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코로나19와 고물가·고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세로 명절에도 예외 없이 모임 인원 수가 제한된 데다 정부 차원에서도 귀향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고향 방문이나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자 좋은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올해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합리적인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추석 선물세트도 양극화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보다 저렴하게 선물세트 구매가 가능한 사전예약 판매 실적이 어느 때보다 좋았다. 이마트는 이달 1∼15일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지난해 추석 직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사전예약은 행사 카드로 구매 시 최대 40%를 할인해주고 금액별로 상품권도 증정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선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가성비, 프리미엄 세트를 구성해 내놓긴 했지만 올해처럼 초고가와 초저가 선물 물량이 동시에 늘어난 적은 거의 없다”면서 “사전예약에서도 저가와 고가 세트 모두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고물가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가성비 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