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해이 차단하겠다"…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한도 낮추고 요건 강화
2022-08-18 18:00
금융위원회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에서 금융권을 상대로 새출발기금 설명회를 열었다. 앞서 금융위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차주들이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 후 금융 절벽에 내몰리지 않도록 채무 조정을 해주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와 성실상환 차주와 형평성 논란에 부딪히며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자 설명회를 열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출발기금은 기존 신복위의 채무조정과 맥을 같이하지만 자영업자의 특성과 코로나19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청자격과 금리, 원금감면의 폭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뒀다. 신복위 채무조정이 개인의 신용채무 위주인 반면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피해 개인사업자와 법인소상공인의 담보대출, 보증부대출, 신용대출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분할상환 기간은 10∼20년으로 신복위 채무조정(8∼20년)과 유사하다.
부실 우려자를 대상으로 한 금리 감면은 '상환기간에 비례한 저리로 조정한다'는 원칙만 공개했다.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높아 역마진 우려가 발생했던 제2금융권의 우려를 일부 수용할 방침이다. 당국은 초안에서 '부실 우려 차주'의 기준으로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가 제시했는데 열흘만 대출금 상환이 밀려도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돼 연체이자를 감면받고 금리도 연 3∼5%로 낮출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권 국장은 "연체가 있는 경우 계절적으로 한달 정도는 이자를 못냈다가 장사가 잘되면 다음 달에 낼 수 있는데 2금융권은 정상차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조달금리, 시장금리 상황을 봐서 따로 금리와 일수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부실채권의 매입 절차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선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채무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동의형 채무조정'을 허용하는 한편 복수의 회계법인에 따른 시장가에 기반한 공정가치로 매입하기로 했다. 초안에서 개인 자영업자 25억원, 법인 소상공인 30억원으로 제시한 채무조정 한도를 낮추는 것도 고려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새출발기금을 통해 현재 37조∼56조원으로 추정되는 소상공인 대출 잠재부실 가운데 50∼80% 수준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권 국장은 "개인 채무 중심인 현행 신복위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한 자영업자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영세 사업자 분들은 통상적으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개인대출이 많은데 차주의 부실을 단순 이연시킬 경우 부실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