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인데 파업 때문에"... 노조 리스크에 몸살 앓는 하이트진로

2022-08-16 18:34

16일 오전 화물연대가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을 불법 점거한 뒤 옥상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김다이 기자]

주류 성수기인 여름철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출고에 차질을 빚던 하이트진로가 이번에는 화물연대의 본사 불법 점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수차례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16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본사 기습 점거로 노사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게 됐다. 특히 주류 성수기에 파업이 이어지면서 하이트진로 측 피해도 커지고 있다. 
 
16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되면서 성수기 주류 출고 차질 등으로 하이트진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집계한 손실액은 전면 운송 거부가 시작된 6월 이후 직접적인 비용만 산정해도 50억~60억원 수준이며, 생산 부문 영업손실의 제반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 간 갈등은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며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은 앞서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화물연대가 파업과 차량 통행 방해 등으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제품 출고량이 평소 대비 38%로 낮아지며 참이슬과 진로 등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 조합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법원에 이천·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또 하이트진로는 조합원 일부를 상대로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에 대해 27억7600만원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2~23일 이천·청주공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홍천 강원공장에서도 농성을 벌이면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출하가 아예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는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도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에 2일 제품 출고율은 평소 대비 29%로 떨어졌고 3일 이후에는 출고율 0%를 보였다. 주류 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높아지자 하이트진로는 지난 8일 본사 직원 200여 명을 투입해 제품 출고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16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