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들이 꼽은 '尹 지지율 급락' 원인은

2022-07-30 14:46
검찰 정부·국정수행 능력과 자질 부족 등 원인 꼽아
경제위기 대응·경찰국 신설 논란..."험난한 허니문"

미국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게재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관련 기사. [사진=내셔널인터레스트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여 만에 20%대로 급락하면서 미국 언론이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매체는 지지율 급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가 전·현직 검사들을 대거 정부 고위직에 기용하는 등 이른바 '검찰을 위한 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이 한국의 인기 없는 대통령을 자신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를 통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 빨리 미국의 짐이 됐다(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yeol has too quickly become a liability for Washington)"고 전했다.

해당 칼럼은 시카고 일리노이대학에서 국제관계와 한국정치를 가르치는 최승환 교수가 작성했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한국 소식을 모아놓은 '코리아 와치' 섹션에 24일에 작성된 해당 글을 이날 전면 배치했다.

매체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인 자유민주주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윤 대통령이 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지지율 급락의 원인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안보이익에 한반도 평화가 필수적인 만큼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에 대한 비상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의) 국민이 윤 대통령의 잘못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면 권력 이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외교 정책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검찰 정부·국정수행 능력 부족 등 원인 꼽아
매체는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윤 정부가 검찰을 위한 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윤 총장이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정부를 만들었다"며 "윤 대통령이 검찰이 뒷받침하는 대통령직을 만들기 위해 임명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의 편애로 인해 그는 특정 기술이나 능력 및 전문지식이 없는 전·현직 검사로 주요 공직을 채웠다"며 "대통령 비서실, 통일부, 보훈처, 금융감독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매체는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미사일 도발 다음날 나온 음주 의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회의 대신 머드축제 참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출장에 부인 친구 동행 등을 나열했다.

결론적으로 이 매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검사를 군인으로 교체하는 군사정권이 수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매체는 "윤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윤 대통령은 너무 빨리 미국의 짐이 됐다"며 "바이든은 윤 대통령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그가 압승한 대통령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경제위기 대응·경찰국 신설 논란..."험난한 허니문"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이틀 전인 27일 '임기 초부터 흔들리는 한국 대통령, 경찰과의 불화까지(Feud With Police Adds to South Korea President’s Early Struggle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위기, 경찰국 신설 논란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 관련 기사. [사진=블룸버그 갈무리]

특히 경찰국 신설 문제에 대해 "1979년 쿠데타를 마지막으로 목격하고 1980년대 후반에 독재 통치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정부를 재구성한 국가로서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등 여러 문제들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두 달 만에 40%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검찰 출신 편중 인사, 화물연대 파업 사태,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논란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험난한 정치적 허니문 기간을 맞이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고물가와 부동산 문제 등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수 킴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낮은 지지율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