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입 무거워지나…내일 새벽 금리 발표서 포워드가이던스 없을 듯

2022-07-27 16:49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내일(28일) 새벽 3시께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이 무거워질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인상과 관련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올해 남은 다음 FOMC 회의들에서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9월 회의부터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음 회의에서 몇 %포인트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언급을 피함으로써 더욱 유연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천명한 연준은 올해 역사적으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전망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 더구나 9월 20~21일 열리는 FOMC 회의 전에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각종 데이터가 새로 나온다.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그때그때 나오는 경제 지표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이 "연준 관리들이 옵션을 열어두고 강력한 지침을 피하길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을 모은 이유다.
 
파월 의장은 올해 각 FOMC 회의를 앞두고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릴 것인지에 대해 시장에 명확히 제시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연준의 포워드가이던스가 틀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5월 파월 의장은 6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또다시 역대급을 찍었고 연준은 계획에 없었던 0.75%포인트에 달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연준이 연준의 신뢰를 무너뜨린 셈이다.
 
또한 파월 의장은 6월 회의 이후 7월에는 0.5%포인트나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0.75%포인트에 달하는 인상은 “비정상적으로 크며 이 정도 규모의 움직임은 흔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연준 내부에서 금리인상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연준 관리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최소 3%를 넘겨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지만 일부 관리들은 연내 4%에 가까운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연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 역시 급증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느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7월에 0.25%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고 줄곧 밝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0.5%포인트를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결정 회의 후 "우리는 어떤 종류든 포워드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그간 포워드가이던스를 강력 옹호해온 점에 비춰 이번에도 금리인상과 관련한 사전 안내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한 패널 토론에 참석해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채권 금리 등 시장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금리인상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 금리들이 오른 덕에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둔화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