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영향…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39개월 만에 하락

2022-07-26 15:02
전셋값 하락세 매매시장에도 영향…"집값 상승 막는 요인으로 작용"

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년 3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하락은 강남권과 강북권에서 모두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6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을 기록, 6월(6억7792만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해 들어 금리 인상이 잇달아 이뤄지면서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6%를 넘어섰다. 대출 이자 대신 월세를 내겠다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 전세 수요가 줄고 전셋값도 따라 줄어든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한 뒤 지난주까지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북 14개 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066만원에서 이달 5억6059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남 11개 구는 7억8820만원에서 7억8809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월 3억9206만원에서 7월 3억9161만원으로, 인천 아파트는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셋값도 이달 평균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408만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반면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다. 작년 6월(3.22%)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도의 전월세 전환율도 6월 3.97%에서 이달 4.00%로 오르며 4%대에 진입했고, 인천은 4.53%에서 4.5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도 6월 3.80%에서 3.82%로 전환율이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오는 8월부터 전셋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8월 전세대란 우려가 강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특히 갱신권을 사용한 전월세 물건의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면 집주인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 시행으로 집주인이 4년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분위기 또한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전셋값 하락세가 길어지면 매매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이 집값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무너지면 집값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는 "전셋값의 상승과 하락은 매매가격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며 "전셋값이 떨어지면 추가 집값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금리 상승 영향으로 매매와 전세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며 “이런 하락세는 최소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