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회 디 오픈] ④ ​회원 닐 콜스가 알려주는 걸랜 골프클럽

2022-07-14 07:00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향하는 여정

걸랜 골프클럽 회원인 닐 콜스 씨(오른쪽). [사진=닐 콜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닐 콜스입니다."

뮤어필드에서 1마일(1.6㎞) 거리에 있는 걸랜 골프클럽 프로샵으로 향했다. 뮤어필드 제품이 정말 없는지 궁금해서다.

프로샵과 1번 홀 티잉 구역을 돌아다니다가 회원 닐 콜스 씨를 만났다.

눈이 커졌다. 1972년 스코티시 오픈 우승자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다. 1934년생인 프로골퍼 닐 콜스는 1982년까지 7승을 쌓은 유명 골퍼다. 현재 87세. 87세라 하기엔 너무 젊었다.

"스코티시 우승자 닐 콜스 씨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이름이 같아서 놀림을 많이 받아요"라며 웃었다.

이래저래 친해진 콜스 씨와 함께 걸랜 골프클럽 1번 코스를 걸었다. 1번 홀은 평지다. 이 코스는 언덕으로 올라가 구릉지를 타고 다니다가 내려오는 방식이다.

1번 코스는 1600년대에 만들어져 600년 역사를 보유했다. 스코틀랜드에서 100년은 역사라는 말을 꺼내기도 어렵다. 나머지 두 개 코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굴곡진 평지와 굴곡진 구릉지의 차이다. 파71에 챔피언티 기준 6873야드(6284m)다. 블루 티 기준 코스 레이팅은 73.9, 슬로프 레이팅은 127이다. 

2번과 3번 코스도 무시할 수는 없다. 디 오픈에서 2회(1887년, 1889년) 우승한 윌리 파크 주니어가 설계했다. 각각 1898년, 1910년 개장이다. 이마저도 200년이 넘었다.

물론 1번 코스는 독특했다.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링크스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구릉지에 있다. 페어웨이와 이어지는 그린, 항아리 벙커, 고대 잔디가 버무려져 있다.

독특한 매력에 스코티시 오픈,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 파이널 퀄리파잉 등이 열렸다. 디 오픈으로 가는 수문장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회원이 아닌 비회원이 공을 치기 위해서는 클럽하우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허락은 비회원의 핸디캡, 직업 등 정보를 받은 후에다. 한정 인원만 1번 코스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평지인 1번 홀을 따라 걷던 콜스 씨는 1주일에 3회 이곳에서 라운드한다고 했다. 골프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쉬거나, 하우스 캐디를 한다고 했다.
 

걸랜 골프클럽 1번 코스 언덕을 오르는 골퍼들. [사진=닐 콜스]

2번 홀부터는 언덕이다. 뒤를 돌아보니 1번 홀과 프로샵이 골프장이라기보다는 농장 같아 보인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골프장의 위엄이다.

2번 홀을 따라 구릉지 위에 오르니 바람이 불었다. 한국 골퍼들은 '강풍'이라고 표현할 법했다. 그러나, 콜스 씨는 백파이프 소리 같은 콧노래를 불렀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비염이 생길 것 같다"고 하니, "이 정도면 날씨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면 대체 언제 날씨가 나쁜지. 콜스 씨는 "비와 바람, 추위가 만나면 최악이다"고 말했다. 바람은 언제나 불지만, 영상 20도에 비가 오지 않으니 좋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걸랜 골프클럽 1번 코스 정상에서 보이는 다른 코스. [사진=닐 콜스]

홀을 거듭할수록 바람이 거세졌다. 7번 홀은 구릉지의 정상이다. 티잉 구역에 서니 한 골프장이 보였다. 다른 회원이 "저기는 뮤어필드"라고 알려줬다.

걸어가는 도중 본 러프는 정말 길었다. 우리가 익히 말하는 A 러프, B 러프의 개념이 아니다. 발목 높이로 올라와서 경악하곤 하는데 이건 거의 무릎을 덮는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코스라 러프 종류도 다양하다. 갈대 같은 풀과 가시풀이 섞여 있었다. 공이 들어가면 절대 찾지 못할 것 같은 수풀도 꽤 많았다. 중간중간에 자리한 돌도 골퍼를 방해하는 요소다.

콜스 씨가 그린을 두드려 보라고 했다. 두드리는 데 사용한 물체가 통통 튀었다. 그리고는 진동이 양발 끝에 느껴졌다. 단단하다. 어프로치나 퍼터가 길면 그린이 받아주지 않고 밖으로 굴려 보낸다. 그래서 콜스 씨는 파3 홀에서 세 클럽 적게, 그린 주변에서 퍼터를 권한다. 그린 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 싶은 스윙도 그린을 넘기기 일쑤다.

1번 코스 안에는 아픈 역사도 있다. 독일군의 침공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호벽이 아직도 설치돼 있다. 티잉 구역 옆에 붙어있는 방호벽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방호벽 위에 서면 푸른 하늘과 푸른 숲이 골퍼를 돋보이게 해준다.

코스는 자연 그대로다. 식수대는 단 3개가 있다. 9~11번 홀에다. 지하수가 아닌 채워 넣는다고 한다. 화장실도 3개다. 4번 홀, 7번 홀, 10번 홀 그린에 있다. 그 외 지역에서 생리 현상이 닥치면 난감하다. 온통 뚫려 있어서 수풀을 잘 찾거나, 라운드 종료까지 참아야 한다.
 

걸랜 골프클럽에서 보이는 북해 전경. [사진=닐 콜스]

후반 9홀은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다가 프로샵 방향으로 쭉 내려간다.

콜스 씨가 "오른쪽 바다를 봐"라고 했다. 해가 질랑 말랑한 아름다운 북해의 전경이다. 감탄하고 있으니 "태양이 빛나고 바람이 부는 걸렌 힐"이라고 흥얼거린다.

한 바퀴를 돈 콜스 씨는 "치얼스(그럼 잘 가)"라는 작별 인사를 하고 프로샵 근처에 마련된 소박한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회원들이 퍼팅 놀이를 하고 있었다. 단순하게 홀에 공을 넣는 것인데 한참 달아올랐다. 소리를 지르고 난리다. 콜스 씨도 참가한다. 소박한 걸랜 마을에 땅거미가 진다. 스코틀랜드인들의 해가 그들의 삶처럼 뉘엿뉘엿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