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기업·자영업자 순소득 줄고 정부·가계 순소득 늘었다

2022-06-23 11:00

최근 5년 동안 기업과 자영업자의 순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늘어나 순소득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정부와 가계의 순소득은 다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 소득계정 통계를 활용해 기업·가계·정부의 순처분가능소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순처분가능소득은 본원소득(근로·사업소득 등)에서 조세·사회부담금 등 경상이전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가계나 기업이 소비·저축·투자 등에 이용 가능한 소득을 의미한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순처분가능소득은 157조5000억원으로 2017년 193조1000억원 대비 35조6000억원 줄었다.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감소율이 5%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 소득이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경영 실적 악화와 세 부담 확대를 꼽았다. 최근 5년간 기업의 영업잉여 규모는 2017년 37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41조6000억원으로 33조9000억원(9.03%) 줄었다. 같은 기간 기업이 납부하는 경상세 규모는 73조5000억원에서 90조7000억원으로 17조2000억원(23.4%) 늘었다.

영업잉여는 생산 과정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중 근로자 임금급여와 고정자본소모·생산세 등을 차감한 뒤 기업에 분배되는 소득을 의미한다. 결국 기업 소득은 줄었지만 세금 부담이 늘어 순처분가능소득이 줄었다는 시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정부의 순처분가능소득은 375조5000억원에서 413조9000억원으로 38조4000억원(10.23%) 늘었다. 한경연은 소득·법인세수 등 경상세 수입 증가가 순처분가능소득 증가를 견인했다고 봤다.

실제 경상세는 154조4000억원에서 217조1000억원으로 62조7000억원(40.61%) 늘었다. 주요 지출 측면에서는 국민·기초연금, 고용·산재보험 등 정부가 지급하는 사회수혜금이 89조4000억원에서 135조7000억원으로 46조3000억원(51.79%) 증가했다.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도 928조5000억원에서 1086조9000억원으로 158조4000억원(17.06%) 늘었다. 한경연은 가계 구성원의 피용자보수(근로자 임금·급여 등)가 823조1000억원에서 991조9000억원으로 168조8000억원(20.51%) 늘어난 덕에 순처분가능소득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피용자보수와 달리 가계의 자영업소득은 2017년 67조원에서 2020년 49조3000억원으로 17조7000억원(26.42%) 줄어들었다. 자영업소득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에 더해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21.4% 급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 5년간 법인세 증세 등 영향으로 기업 소득은 줄어든 반면 정부 소득은 늘어나 민간의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새 정부의 법인세제 개선으로 기업의 세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민간의 경제 활력이 크게 신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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