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블랙먼데이] 외국인 무차별 투매… 亞시장서 한국만 급락했다

2022-06-20 16:38
8100억 '매도폭탄' 코스피 2400선 붕괴
삼성전자 업황 우려에 또 52주 신저가
코스닥 769.92 마감 연중 최저점 경신

코스피와 코스닥이 20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쳤다. 종가와 장중 저가 기준으로 모두 이틀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7포인트(3.60%) 급락한 769.92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주 연속 블랙먼데이 장세가 연출됐다. 코스피 지수는 2% 이상 하락하며 종가기준으로 1년 7개월 만에 2400선이 무너졌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합쳐 81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보합권에 머물며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만 연출했다. 국내 증시만 말 그대로 외국인 무차별적인 '매도 폭탄'에 정밀타격을 당한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9포인트(-2.04%) 내린 2391.0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기준으로 2400을 하회한 건 지난 2020년 11월 4일 기록한 2357.32이다. 반면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0.74% 하락에 그쳤다. 상하이종합지수도 0.04%가 빠졌다. 홍콩항셍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0.42%, 1.27% 상승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96포인트(0.37%) 오른 2449.89로 개장한 뒤 외국인들의 순매도세가 대거 유입되며 하락 반전했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일찌감치 2400선이 무너졌다. 이후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오전 10시 40분경 2381.46을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오후 2시 30분에는 2372.3으로 연저점을 찍었다.
 
지수 급락 배경을 두고 여러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수급의 부재가 가장 뼈아팠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654억원을 순매도했다. 8500억원을 순매도했던 지난 6월 10일보다 순매도 규모가 적다. 대신 개인은 당시 1조11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는 29.57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반면 이날은 개인이 1826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기관이 445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밀리며 지수는 2% 넘게 곤두박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지수 급락 원인은 반도체 업황 우려 및 경기 침체 경계심이 작용한 결과”라며 “주말 사이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도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다수가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84%로 부진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5만81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020년 11월 4일 이후 장중 최저치다. 인텔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 래피즈’의 생산 일정 연기 발표로 IT 업황 우려가 확대됐고, 삼성전자가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28.77포인트(-3.60%) 내린 769.92로 장을 마치며 연저점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지수는 763.22까지 내리며 직전 거래일 연저점인 780.96을 밑돌았다. 코스닥 하락 배경도 외국인이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33억원, 43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483억원을 순매도했다.

단기적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없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통화 긴축과 경기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다”며 “여기에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동결도 부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 둔화 우려가 발생하면서 경기민감 업종의 투자매력이 약화 중이며 단기적으로 현 상황을 되돌릴 요인은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 접근과 관련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