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인사이드]'쪼개기 후원' KT 전 임원들 징역형..."대기업 정치기부, 국민신뢰 훼손"
2022-06-16 16:18
구현모 대표도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 중
황창규 전 회장 "공모 인정 어렵다" 불기소...대법 판단 앞둬
황창규 전 회장 "공모 인정 어렵다" 불기소...대법 판단 앞둬
“KT, 준법경영 책임...기부, 관행적으로 이뤄진 듯”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KT 대관 담당 임원 맹모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임원 전모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직 임원 최모씨와 이모씨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KT 법인은 벌금 10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맹씨 등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산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수법으로 11억5000만원가량 비자금을 조성해 4억3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100만~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해 후원회 계좌에 이체하는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자금법은 법인 또는 단체 관련 자금으로 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법망을 회피하기 위해 개인 명의로 금액을 쪼개서 기부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KT는 공공성이 강조되는 정보통신 분야 대기업으로 준법경영을 할 고도의 책임이 있다”며 “대기업이 직접 정치자금을 기부하면 정치자금의 투명성과 공공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독자적 판단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정치자금 기부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가 KT 관련 현안에 영향을 미쳤다 볼 만한 정황을 찾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전직 임원 전모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직 임원 최모씨와 이모씨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KT 법인은 벌금 10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맹씨 등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산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수법으로 11억5000만원가량 비자금을 조성해 4억3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KT는 공공성이 강조되는 정보통신 분야 대기업으로 준법경영을 할 고도의 책임이 있다”며 “대기업이 직접 정치자금을 기부하면 정치자금의 투명성과 공공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독자적 판단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정치자금 기부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가 KT 관련 현안에 영향을 미쳤다 볼 만한 정황을 찾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구현모 1심 재판 진행 중...황창규 ‘불기소’ 대법 판단
사건 발생 당시 경영기획부문 부사장급 임원이었던 구 대표는 당초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맹모씨 등 임원 4명과 KT 법인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구 대표 등 명의를 빌려준 임원들은 약식기소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 등 총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공직선거법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다른 죄와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해 따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정인 판사 심리로 열린 구 대표의 업무상 횡령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구 대표는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도 몰랐고 이것을 통해서 얻은 이익이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도 구 대표 측은 “CR부문(대관 업무 담당)으로부터 피고인들의 명의로 정치자금 송금을 요청받고 보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송금할 것을 부탁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고발됐던 황창규 전 KT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대법원이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KT노동인권센터는 최근 재정신청을 기각한 서울고법 형사30부(배광국 조진구 박은영 부장판사)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황 전 회장에 대해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대신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고등법원이 재정신청을 기각하면 신청인은 재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법원이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 등 총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공직선거법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다른 죄와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해 따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정인 판사 심리로 열린 구 대표의 업무상 횡령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구 대표는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도 몰랐고 이것을 통해서 얻은 이익이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도 구 대표 측은 “CR부문(대관 업무 담당)으로부터 피고인들의 명의로 정치자금 송금을 요청받고 보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송금할 것을 부탁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고발됐던 황창규 전 KT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대법원이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KT노동인권센터는 최근 재정신청을 기각한 서울고법 형사30부(배광국 조진구 박은영 부장판사)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황 전 회장에 대해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대신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고등법원이 재정신청을 기각하면 신청인은 재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법원이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