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종료] '소주 대란' 여진은 계속...맥주 공급난은 해소될 듯

2022-06-15 15:59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 종료에도 '소주 대란' 우려는 여전하다. 하이트진로 운송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일부 화물차주들이 파업 강행 의지를 꺾지 않은 채 업무 복귀를 거부한 탓이다. 반면 오비맥주의 경우 맥주 출하가 정상화됨에 따라 '맥주 공급난'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양물류 소속 일부 화물차주들은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 소식에도 여전히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앞에서 진입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정부와 협상 타결로 전날 밤 10시 40분께 총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7일부터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들도 이날 속속 운송 업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다만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여전히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애를 태우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화물차주들이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출구를 대형 화물차량 3대로 막고 있어 제품 출고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천·청주공장은 하이트진로 참이슬·진로 등 소주 제품의 70%를 생산하는 핵심기지다.  

그동안 파업에 참여했던 수양물류 화물차주는 전체의 30%인 130여명에 달한다. 다만 화물연대 파업 철회 직후인 이날 직접 이천·청주공장을 찾은 화물차주 숫자는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천·청주공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원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고 있지만 총파업 때보단 확연히 줄어든 상황"이라면서도 "각 사업별, 사업장별 개별 조건이 달라 현재로서는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화물차주의 요구사항은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 70%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이다. 차주들은 이러한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는 한, 운송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일 화물연대 총파업 이전임에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율은 평소의 38%로까지 급감했다. 제품 출하에 난항을 겪자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일 다른 운송물류사와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출고율을 평소 대비 60%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시중에는 재고가 부족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들의 파업 강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위해 발주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화물연대가 총파업이 끝났음에도 계속해서 이천공장 앞에서 진입로를 막고 불법 주정차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발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맥주 품귀' 사태는 진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사이 카스 맥주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오비맥주는 화물연대 파업 종료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부터 맥주 생산공장 운영을 정상화했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 180여명이 현재 업무에 복귀하면서다. 오비맥주는 빠른 시일 내 맥주 출하량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총파업으로 오비맥주의 맥주 제품을 생산하는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의 출하율은 평소 대비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체 운송차량 투입으로 출고율을 50% 수준까지 높였지만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평소 대비 물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출하돼 우려가 많았는데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해 다행"이라며 "화물차주가 업무에 복귀한 만큼 출고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