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많은 별 앞에서 '노래자랑' 외쳐주길"···고 송해 눈물의 영결식

2022-06-10 15:16

'국민 MC' 송해 영결식에 참석한 후배 가수들. [사진=연합뉴스]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영면에 들었다. 다재다능한 만능 연예인으로서 구수하고 친근한 입담으로 연예계를 휘어잡았던 그의 영결식에 많은 연예계 후배가 참석해 눈물로 배웅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송해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가 맡았고 장례위원장인 엄영수가 조사를, 코미디언 이용식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50여명의 코미디언 후배와 대한가수협회 가수들이 참석했다. 고인과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던 김학래, 엄영수, 이용식 등과 방송가 후배인 유재석, 강호동 등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엄영수는 "선생님은 무작정 가출해 무작정 월남하셨고,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하셔서 무작정 데뷔해 악극 배우로 무작정 활동하셨다. '무작정'은 바로 송해 선생님의 인생이다. 우리는 이 '무작정'을 믿는다.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무작정 일어나시길 바란다. 선생님께서 일어나실 때까지 우리 모두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은 '이제 방송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 '힘에 부쳐 못하겠다'라고 하신 적이 없다. 일생 부정적이거나 포기하겠다는 말을 입에 담으신 적이 없다. 이번 겨울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불같이 극복하며 일어나셨고 힘드실 때도 겨우 2~3일 입원하셨을 뿐"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언제나 시민과 함께하던 선생님. 우리가 갈 길이 먼데 이렇게 일찍 가시다니 믿기지 않는다. 하늘나라 그곳에서 편안히 자유롭게 잠드시길 바란다"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국민 MC' 송해 발인 [사진=연합뉴스]

이용식도 침통한 얼굴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쉬움을 남기시고 뭐가 그리 바쁘시다고 가셨는지······. 먼저 하늘나라로 간 후배들의 영정을 어루만지시며 '못된 놈'이라고, '나보다 먼저 갔다'라며 혼내시더니 선생님께서는 어찌 이 새벽에 떠나셨느냐"라며 슬픔을 쏟아냈다.

그는 "이곳에선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 수많은 별 앞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외쳐달라"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조사와 추도사 낭독을 마친 뒤에는 고 송해의 생전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고 송해가 외치던 "전국" 선창에 따라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가 "노래자랑"이라고 외쳤다. 매주 일요일 아침을 깨우던 경쾌한 목소리였으나 오늘은 그의 육성을 듣고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수 설운도와 이자연 외 5명의 대한가수협회 가수들은 송해의 주제곡 '나팔꽃 인생'을 열창하기도 했다. 

송해의 막내딸은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존재만으로 희망의 상징이었던 아버지의 삶을 기억할 것이고 사랑을 많이 주신 많은 분의 일상도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인사한 뒤 현장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인사했다.

송해의 영결식 뒤에는 발인이 거행되었다. 최양락, 양상국, 임하룡, 전유성, 강호동, 유재석 등 코미디언 후배들이 고인을 운구하며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많은 방송인 후배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고 송해 발인식 참석한 유재석(왼쪽), 강호동. [사진=연합뉴스]

운구차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송해 길'로 향했다. 고인이 35년간 진행한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방송사 KBS 본관에 잠시 들르기도 했다.

한편 1927년생인 송해는 1955년 창공 악극단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1988년 5월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약 34년간 KBS1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맡았다. 지난달 영국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등재되었고 희극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은 '일요일의 남자' 송해는 지난 8일 오전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일요일의 남자' 송해, 별이 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