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이 지나면서 인천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입출입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4개 지역 160여 개소에서 화물연대 전체 조합원(약 2만2000명)의 37%(8100여명)가 집회를 진행 중이다. 

총파업으로 시멘트 업계와 주류 업계 등 일선 물류 현장 곳곳에선 운송 차질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그간 물류량 변화가 크지 않던 인천항 등 주요 항만에서도 점차 물동량 축소 상황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토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보관 비율)은 70.2%로 평시인 65.8% 수준이었다. 총파업을 개시한 지난 7일 오전 10시 당시의 장치율이 68.1%였던 것을 감안하면 소폭 증가에 그친 셈이다. 이는 총파업에 대비해 지난 주말 화주 등이 사전운송을 진행한 여파다. 

다만, 집회 상황에 따라 인천항과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선 국지적으로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행위가 나타나며 평시보다 화물 반출입량은 감소한 상황이다. 

일례로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상시의 10∼2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해양수산청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집계한 인천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15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지난달 동시간대 5048TEU와 비교하면 23%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장치율은 81.6%로 평상시의 79.1%보다 2.5%포인트 더 높아졌으며, 일부 컨테이너 터미널에선 한때 장치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화물연대 인천본부가 인천항 일대 화물 운송 노동자의 파업 동참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인천본부는 인천지역의 컨테이너 운송 노동자 가운데 90% 이상이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파업 첫날부터 물류량 감소로 애를 먹고 있는 시멘트·주류 업계는 제각기 화물 재고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회 활동에 주요 주류공장과 저장고의 화물 반출입이 막히자, GS25·CU·세븐일레븐 등 대형 편의점 업계는 하이트진로 이천, 청주공장 등의 물류센터에 차량을 직접 투입해 주류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한 번에 2∼3대씩 하루 최대 5차례까지 자체 물류 차량을 동원하고 있고 GS25는 전날부터 2.5t(톤) 물류 차량을 동원한 상태다. 이마트24도 본사 차원에서 직접 차량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이트진로 청주공장의 제품 출고율은 평시 대비 40% 미만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부처 간 합동 중앙수송대책본부는 주요 항만에서 긴급한 화물은 경찰과 협조해 반출 조치를 돕고 불법적인 운송 방해를 한 화물노조 조합원은 경찰을 통해 체포해 엄벌한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품목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의 차질이 발생하곤 있으나, 사전수송 조치 등의 효과로 아직까지 물류 피해는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력을 배치해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운행차량 보호조치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