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기부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사임
2022-05-27 08:17
후임으로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세운 김정호 대표
김정호 대표는 27일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임기 2년의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면서 "베어베터 대표이사는 겸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위에 독립경영 승인도 받았다"면서 "저는 베어베터 대표이사이자 안전책임자로 사고에 대해서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대표는 네이버 창립멤버로 네이버 한게임 사장을 지낸 뒤 개인 재산으로 중증발달장애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제과·제빵과 카페운영 대행, 명함제작 업무를 대행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하고 운영해 왔다. 그는 베어베터에 쓴 28억원과 기타 비용, 법정·지정기부단체 공식 기부금 60억원을 포함한 100억원가량을 사회공헌에 썼다.
김정호 대표는 지난 1995년부터 25년째 모교인 고려대학교에 건축기금·장학기금 등 기부를 해 왔고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에도 15년가량 기부해 왔다. 그는 지난 4월 1일 고려대 유튜브 영상 인터뷰를 통해 "보통 (공익 기관·법인 담당자를) 만나 얘기를 듣고 '여기에 내가 기여할 부분이 있겠다' 싶으면 기부를 한다"며 "(기부처 사업에) 새로운 기부 아이템이라고 할까, 영역을 잡아서 추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저는 한 번만 하는 것(단발성 기부)은 안 한다"면서 "꾸준하게 해야 된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앞으로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김범수 창업자가 결재한 집행 계획에 따라 김범수 창업자가 재원을 출연할 때마다 모두 소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공익재단이 부의 축적·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축적된 재단 출연금을 둘러싼 이권 다툼을 막기 위해 김정호 대표가 제안한 방식이다. 김범수 창업자의 두 자녀도 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앞서 김범수 창업자는 사회혁신조직을 지원하는 '임팩트그라운드' 사업을 만들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세상을품은아이들, 아동복지실천회세움, 여성환경연대, 인권재단사람, 푸른나무재단 등 6개 외부복지단체에 사업지원금 100억원을 내놨다. 김범수 창업자는 이어서 추가로 100억원을 브라이언임팩트재단에 기부한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2월 사회공헌을 위해 자기 재산 절반을 내놓겠다고 발표하고 자신이 카카오 사내에서 쓰는 영어 이름 '브라이언'을 딴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앞서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임팩트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설립 1년 만에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직도 그만두면서 모든 주요 법인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정호 대표에 따르면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은 '완전 무보수' 직책이다. 급여·보너스, 주식·스톡옵션·배당 등 자본적 이득뿐 아니라 업무 수행을 위한 모든 비용 집행, 법인카드, 차량·기사, 이사장실·비서 등등 어떤 비용도 받거나 집행하지 않는다. 김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제 돈을 쓰면서 출장 다니며 일"하고, 방(업무공간)도 없다".
김 대표는 "베어베터에서도 지난 10년간 급여 등 어떤 비용도 쓰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양쪽(베어베터·브라이언임팩트재단) 모두 급여 등 어떤 비용도 쓰지 않고 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은 거의 재단 일을 한다"면서 "베어베터(를 위한 업무)는 이진희 대표님이 각자대표로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을 설립할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0조원 규모의 개인 재산 중 절반 이상을 재원으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김정호 대표는 "한국 최고의 부자가 설립한 재단의 이사장을 맡으며 이러는 이유는 김범수 창업자는 자기 재산 절반을 내놓으며 진짜로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을 하겠다고 하는데 제가 거기에 붙어서 비용을 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