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진단키트 기업, 새 먹거리는 글로벌에서

2022-05-02 07:52

[사진=연합뉴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최대 수혜를 입은 진단키트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에서 답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와 씨젠 등이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인수합병(M&A)에 따른 글로벌 유통망 확보는 물론 인력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연이어 M&A를 단행하는 등 해외 유통망 확보에 적극적이다. 최근엔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사 ‘리랩’을 61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리랩은 2004년에 설립됐으며 다양한 체외 진단용 시약과 기기를 이탈리아 전역에 공급하고 있는 유통회사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독일 체외진단기기 유통기업 베스트비온 지분 100%를 약 162억원에 인수한 만큼 불과 한 달 사이에 유럽 지역 체외진단기기 유통사 2곳을 사들인 셈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브라질 지역 코로나19 진단 관련 매출 1위 기업인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약 470억원에 인수하며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을 마련한 바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진단키트 판매가 급증하면서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두며 국내 헬스케어 기업 원톱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SD바이오센서 매출은 2조9314억원으로, 2020년 1조6862억원과 비교해 73.9%나 늘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730억원에 그쳤으나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 2년 만에 매출이 40배 넘게 증가했다.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 달성에 성공한 씨젠은 미국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미국 법인장으로 분자진단 전문가 리처드 크리거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 
 
회사는 미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경험했던 성장의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젠 미국 법인은 중장기적으로 자체적인 제품 개발과 임상, 생산 능력 등을 갖추고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크리거 법인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현지 R&D 및 생산 시설 구축 등 내부 역량 강화는 물론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기회 모색 등 씨젠의 미국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정부의 엔데믹 선언에 따라 진단키트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글로벌 거점 마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