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친서 들고 日 기시다 만난 대표단...北, 노골적인 한·미·일 흔들기

2022-04-27 00:00
기시다 총리도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 공감
김정은, 직접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위협

정진석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장(왼쪽 넷째)이 26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넷째)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일 정책협의대표단]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동안 북한은 필요 시 핵무력을 행사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은 26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2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책협의단은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는 내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했다. 두 정상이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합의 정신을 발휘하자는 취지다.

이들은 한·일 역사 갈등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양국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쌓아온 우호협력 관계를 토대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현안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에게 다음 달 10일 열리는 윤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 참석은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진석 국회 부의장(단장)은 "정상 참석 여부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총리 면담 이후 정책협의단은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나 대(對)한국 수출 규제 해제를 강조했다. 정 단장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양국 협력의 동력이 저하되고 국민들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수출 규제에 대한 조속한 해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전날 저녁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무력은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공개 연설에서 핵무기 사용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열병식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도 동원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실험과 정상 각도의 ICBM 시험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5월 개최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하면서 평화 애호 세력과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볼 때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에 따라 북한 측 대응 수위도 조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