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5년간 집값급등에···서울 중위소득 구매 가능 아파트 '16.5→2.7%' 급감

2022-04-25 00:00
정우택 의원, 국회예산정책처 '최근 5년 주택구입물량지수' 자료 분석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최근 5년 사이 집값이 크게 뛰면서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가 16.5%에서 2.7%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5년 사이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가 16.5%에서 2.7%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해서 5년 전 100채 중 16~17채 정도를 대상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했다면 작년에는 2~3채 수준으로 물건이 거의 사라졌다는 뜻이다.
 
24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제출받은 '광역시도별 주택구입물량지수 현황'(2017∼2021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2017년 58.7%에서 지난해 44.6%로 14.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주택금융공사가 도입한 K-HOI는 중위소득 가구가 보유한 자기자본과 대출 가능한 금액을 통해 전체 아파트 물량 중 살 수 있는 주택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2013년 기준 K-HOI는 전국 63.3%, 서울 27.4%, 경기 58.2% 등이었다.
 
중위소득은 전체 소득을 전체 가구 수로 나눠 얻는 평균소득과 달리 전체 가구소득 순위 가운데 중간에 해당하는 소득층을 뜻한다. 지난해 중위소득은 1인 가구 기준 182만7831원, 2인 가구 308만8079원, 3인 가구 398만3950원, 4인 가구 487만6290원 등이었다.
 
특히 서울은 K-HOI가 2017년 16.5%에서 지난해 2.7%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인 경기는 51.3%에서 26.2%로, 인천은 52.9%에서 32.5%로 각각 25.1%포인트, 20.4%포인트 급락했다.
 
수도권 이외 지방 상황도 비슷하다. 대전 K-HOI는 5년 전 73.1%에서 지난해 42.0%로 31.1%포인트 급락해 지수 하락 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충남은 92.3%에서 78.0%로 14.3%포인트 하락했고, 이 밖에 광주 -13.1%포인트(79.2%→66.1%), 충북 -12.6%포인트(85.9%→73.3%), 울산 -11.7%포인트(74.8%→63.1%), 경남 -8.8%포인트(82.8%→74.0%), 경북 -8.1%포인트(92.3%→84.2%) 등 순이었다.
 
제주는 같은 기간 43.7%에서 53.4%로 9.7%포인트 상승해 주택 구입 기회가 늘어났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지수가 낮은 세종도 2020년 15.4%에서 지난해 17.5%로 1년 사이 소폭(2.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2017∼2019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주택가격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 공급 위축 등으로 국민들이 주거 문제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새로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부동산 정책을 잘 설계하고 집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2 주택금융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는 83.5로 전분기(73.5)보다 10포인트 올랐다.
 
K-HAI는 가계의 주택 매입 부담 정도와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수로 주택구입을 결정하는 주택가격, 소득수준, 대출금리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해당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주택대출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약 25% 수준이면 해당 지수는 100으로 산출된다.
 
특히 서울의 K-HAI는 지난해 4분기 199.2로 전분기(182.0)보다 17.2포인트 상승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에서 집을 구매 시 대출을 받았을 경우 매달 소득의 절반가량은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