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 "원자잿값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원유·나프타 무관세 필요"

2022-04-19 07:57

수출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이 급등한 원유와 나프타에 대한 일시적인 무관세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원유에 나프타 가격마저 연초 대비 30% 급등해 석유화학업계 등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업계 영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국내 16개 업종 관계자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석유협회와 석유화학협회는 원유와 나프타에 일시적인 무관세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이 원유에 대해 무관세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미국도 0.1~0.2%의 낮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석유화학 산업에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가격 역시 올해 들어 30% 급등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

석유 관련 협회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기본 관세가 3%인 원유에 대해 무관세 적용이 절실하다"고 했다.

조선과 자동차·부품 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선협회 측은 "이달 후판 가격이 톤당 14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국내 조선소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 조치 영향 등으로 공급망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계산업진흥회는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용 굴착기 수주 후 부품과 자재를 선구매했다"며 "현재 러시아 수출길이 막혀 손실 보전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우리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절감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