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 우크라 사태 속 화상 정상회담 진행...러시아산 원유 수입 두고 의견차
2022-04-12 15:3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논의를 위해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외교장관과 국방장관 간 개별 회담과 함께 외교·국방 장관이 모두 참석하는 2+2 회담도 미국에서 개최됐다.
그간 인도는 미국·호주·일본과 함께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으로 활동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미국의 불만을 키웠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재한 가운데에도 계속해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무기 역시 사들이고 있다. 이에 미국은 인도의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것을 돕겠다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감소하거나 중단하라는 의도를 비췄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가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하도록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이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에너지나 다른 상품들의 수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에게 있어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 측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겠다고 호응하는 대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이 많지 않다며 소극적으로 반박했다. 정상회담과 별개로 진행된 2+2 회담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의 월간 러시아산 석유 구매량은 유럽이 하루 오후에 수입하는 양보다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아니라 유럽이 더 큰 문제라는 주장이다.
로이터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16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인도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300만 배럴을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립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회의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생산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인도는 러시아 전쟁의 여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계속해서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협의와 대화는 양국 관계를 강화·심화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 역시 "향후 25년간 인도의 발전에 있어서 미국과의 우정이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인도는 지난달 초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안에 기권한 후, 지난 8일에도 우크라이나 부차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에도 기권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부차의 학살 사태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를 지칭해 규탄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