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조직 만들어 MZ세대 공략하는 우리금융

2022-04-10 12:00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은 MZ에 진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향후 금융시장의 주요 소비계층이자 경영 환경 변화를 주도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객을 붙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전담조직을 꾸려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가하면 MZ세대 관심이 높은 e스포츠를 후원하며 대대적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10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MZ세대 겨냥 전략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틈만 나면 "우리금융의 미래는 MZ세대 고객에게 달렸다"면서 "MZ세대를 공략해 디지털 미래의 게임체인저가 되자"고 주문했다. 금융권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MZ세대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과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특명이다. 

우리은행은 곧장 'MZ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올 초 조직 개편에서 우리은행은 123년 역사 최초로 대리급 팀장을 포함해 모든 팀원이 MZ세대로 구성된 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MZ세대 고객 대상 △신규 콘텐츠 발굴 △상품 개발 △융·복합 서비스 제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MZ세대 직원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으며 다양한 전문가를 위촉하는 등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그룹 차원에서는 금융권 최초로 'MZ 특화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MZ세대들이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 편입과 연계한 '웰스테크(Wealth-Tech)'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올 1월 삼성증권 부부장급 인사를 영입해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와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제시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서비스 제공을 위해 그룹사 간 논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손 회장과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직접 현장 출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금융은 주요 소비 연령층이 MZ세대인 e스포츠 영역을 금융과 잇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는데 두 사람은 행사에 동행해 현장 분위기를 북돋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MZ세대가 열광하는 e스포츠 종목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국내 최초로 준공되는 포항공과대학교 'e스포츠 콜로세움'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e스포츠에 기반한 학생들 놀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우리은행은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2022 LCK 스프링 결승전' 우승팀에 시상하고 경기에 참여한 팬을 위한 현장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 행장은 직접 우승팀에 상금 2억원과 티파니 우승반지를 전달했으며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우리은행은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를 후원 중이다. 

손 회장은 MZ세대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지 못하면 디지털금융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 트렌드 세터인 MZ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35.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생산연령 인구 중 약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혜원 우리금융연구원은 "디지털에 친화적인 MZ세대 고객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핀테크, 디지털 기반 금융회사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전통적인 금융회사는 기존 레거시를 벗어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