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마스터스에 각인된 마쓰야마 히데키

2022-04-06 23:54

마쓰야마 히데키.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마스터스 토너먼트(이하 마스터스) 타이틀 방어와는 무관하게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이름은 골프계에 각인됐다.

골프계의 신들은 1년 전 아시아 출신 선수가 처음 그린 재킷(마스터스 우승자 부상)을 입을 수 있게 도왔다.

신들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타이틀 방어를 위해서다.

마쓰야마는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타 차로 우승했다. 이 우승으로 일본에 골프 열풍이 불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는 사람으로 넘쳐났고, 그가 사용한 용품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스윙 자세마저 유행이었다. 느린 백스윙과 톱에서의 멈춤이다. 

마쓰야마는 우승 직후 일본 총리를 만났다. 총리는 그에게 표창을 수여 했다. 이후 마쓰야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조조 챔피언십과 소니 오픈 인 하와이에서 2승을 추가했다.

약 9개월간의 가파른 상승세다. 그러나, 목과 허리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마쓰야마는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지난주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마쓰야마는 타이틀 방어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기 위해 지난주 대회에서 기권했다고 말했다.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지난해 누가 그린 재킷을 입을 것이라 예상했겠는가?

마쓰야마는 2021년 마스터스 시작 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뭔가 느낌이 왔다고 했다.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동료이자, 당시 1·2라운드를 함께한 애브라함 안서(멕시코)는 "당시 마쓰야마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엉뚱한 곳으로 샷을 해도 어떻게든 버디를 끌어냈다.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회상했다.

잰더 쇼플리(미국)는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마쓰야마의 우승을 지켜봤다.

쇼플리는 "토요일은 마쓰야마의 날이었다. 비로 인한 경기 지연에도 불구하고 대단했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것 말이다. 그런 경기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일어난다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리고는 그 기운을 일요일까지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일본 선수들은 나라를 대표하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마쓰야마도 마찬가지다. 

마쓰야마는 2011년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다.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AAC) 우승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그리고 그는 커트라인을 넘고, 실버컵(아마추어 최저타)을 받았다. 

마쓰야마는 "마스터스 우승자가 돼 영광스럽다. 여러 대회에서 마스터스 우승자로 소개된다. 마스터스를 우승한 첫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기쁘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안서는 "마쓰야마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 일본에서 그보다 더한 경험을 한 사람은 오직 타이거 우즈(미국)일 것이다. 마쓰야마는 일본에서 이미 전설과 같은 존재다. 일본인들이 마스터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쓰야마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승자 만찬도 긴장이 많이 됐다. 영어를 잘 못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마쓰야마는 4월 5일(현지시간) 우승자 만찬에서 생선과 소고기를 활용한 일본식 요리를 선보였다. 우즈 등에게다. 

전채(모듬 스시, 닭고기 꼬치구이), 첫 번째 코스(일본 된장 소스를 얹은 은대구살), 두 번째 코스(채소와 버섯을 곁들인 미야자키산 최상급 와규 등심구이), 디저트(딸기와 휘핑크림을 얹은 일본식 케이크) 순이었다.

우승자들의 배도 채워졌다. 제86회 마스터스의 시계가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마쓰야마는 증명해야 한다. 

이번 주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의 이름은 이미 골프 역사에 새겨져 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 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