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승리가 전부가 아님을 증명한 선수들

2023-09-22 08:24

콜린 모리카와가 경기 중 공을 쥐고 갤러리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PGA 투어의 변함없는 슬로건, '이들은 훌륭해!(These Guys are Good!)'는 뛰어난 실력과 재능으로 매주 투어를 빛내는 골프 스타들을 잘 묘사한다. 이들이 골프 실력만 훌륭한 게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좋은 사람들이라는 사실 또한 알려져야 한다.

투어와 선수들은 매 대회에서 자선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와 교류하며, 환경 및 의료 관련 노력을 조명하고, 소외된 지역 사회를 포용하는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과제의 목록은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랑을 받는 우리의 위대한 게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놀라운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현재까지 PGA 투어가 개최한 대회에서 수년간 36억4000만 달러(4조8812억4000만원) 이상의 자선 기금이 조성됐다. 미국의 콜린 모리카와와 잰더 쇼플리, 대만의 반정쭝과 같이 소외 계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인 많은 사람들 덕분에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지난달 하와이 마우이에서 발생한 산불로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지역 사회와 상점들이 전소된 가운데, 마우이 섬에서 태어난 조부모를 둔 모리카와는 구호 활동을 위한 기금 모금 물결을 이끌었다.
 
최근 막을 내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PGA 투어 통산 5승의 모리카와는 버디 하나에 1000 달러(약 134만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버디 46개와 이글 1개를 기록했고, 총 4만8000 달러(약 6000만원)를 모금했다.

모리카와의 후원사 중 하나는 5만 달러(약 6000만원)를 기부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곧장 동참했고, 다른 후원자들도 이내 뒤따랐다.

마우이는 모리카와 개인에게 특별할 뿐만 아니라, PGA 투어가 매년 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새해를 여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 재건을 돕기 위한 구호 활동도 진행 중이다. 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는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기부했으며 PGA 투어도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모리카와의 가족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그에게 마우이 산불은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가족이 '모리카와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던 마우이에서, 모리카와의 아버지는 수많은 여름을 보냈기 때문이다. 모리카와는 "뉴스를 확인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지를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말 끔찍합니다. 저희는 어렸을 때 그곳에 갔었죠. 특별한 곳입니다. 인생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놀랍고, 이런 비극을 마주할 때면 가슴이 아픕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잰더 쇼플리가 스윙 중이다.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PGA 투어에서 7번이나 우승한 잰더 쇼플리도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냈다. 아버지가 하와이에서 몇 년 동안 골프 강사를 했기 때문이다. 29세의 쇼플리는 망설이지 않고 이재민을 돕기 위한 기부금 모금 소식을 밝혔다. 자신의 재단에서 각기 최대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를 모아, 총 40만 달러(약 5억3000만원)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쇼플리는 "PGA 투어는 사회 환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이를 실천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리카와가 나서는 것을 봤어요. 저는 그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저는 마우이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가 읽거나 문자로 받은 내용을 보면, 피해 규모가 정말 크다고 하더라고요.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금액을 모금하는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 통산 1승 기록을 가진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반정쭝은 자신의 재단을 통해 매년 대만에서 자선 골프 대회와 만찬을 열고, 중증 발달 장애 아동을 위한 기금을 모금한다. 모금 액수는 5년간 2천만 대만 달러(약 8억3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골프 선수를 꿈 꾸는 대만 아이들의 주니어 프로그램, 장학금 및 훈련 캠프에도 비슷한 금액을 투자했다. 그가 워싱턴 대학을 거쳐 PGA 투어에 진출한 것처럼, 더 많은 대만 아이들이 미국 대학을 거쳐 투어에 진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최초의 대만 출신 선수인 그는 "선수로서 우리는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그 영향력을 소외 계층을 돕는 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이는 제가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고 말했다. 

흔히 골프는 선의의 힘이자, 올바른 대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모리카와, 쇼플리, 반정쭝과 같은 선수들은 골프가 단순히 우승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