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EU 외교 고위대표, 우크라이나 방문 앞두고 중국 비[우크라 침공] EU 외교 고위대표, 우크라이나 방문 앞두고 중국 비판..."말 안 통해"판..."귀머거리와의 대화 같아"
2022-04-06 15:19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가 "귀머거리와의 대화 같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협력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보렐 대표는 5일(현지시간)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우리의 이견을 제쳐두길 원했다"며 EU-중국 화상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보도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는) 정확히 대화가 아니며, 대화라고 해도 귀머거리의 대화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인권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긍정적인 것들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렐 대표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용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EU가 중국과 긴밀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대량살상 무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정상회의에 앞서 우리와의 대화에서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화상 정상회의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중국이 부각한 긍정적인 면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이뤄진 제23차 중국-EU 정상회의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중국 총리와 영상으로 대화를 나눴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정상회의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은 회담 후 성명에서 "중국과 EU는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협력을 위한 굳건한 기반을 공유한다"며 회의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당시 회의 이후 시 주석은 "중국은 대유럽 정책에서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럽 측이 자주적인 대 중국 인식으로 자주적인 대 중국 정책을 펴서 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중국-유럽 관계의 장기적 안정화를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측은 밝혔다.
한편,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보렐 대표는 이번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에리크 마메르 EU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이와 같이 밝히고, 이번 회동은 오는 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예정된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인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어나라'(#StandUpForUkraine)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