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앞으로'가 더 궁금한 영화…'모비우스'
2022-04-04 00:00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였다.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가 개봉하는 날이면 극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온라인에서는 '스포일러 금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억 관객을 꿈꾸던 시절, 극장은 '어벤져스' 시리즈 개봉에 맞춰 온갖 이벤트와 굿즈를 내놓았고 국내 투자·배급사들은 영화 개봉 시기를 늦추며 긴장했었다.
지난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19년 '어벤져스: 앤드게임'까지 10여년 간 마블 스튜디오의 연작 영화를 함께해왔던 관객들은 마블 페이즈3를 마무리하며 서글프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한 시대를 함께했던 영화인 만큼 남다른 의미와 애정이 담겼던 터였다. 마블 스튜디오가 페이즈4를 시작하며 열렬했던 관객들의 반응도 다소 식은 듯했다.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기존 '어벤져스'와 밀접하게 닿아 있던 히어로 무비는 건재함을 알렸으나 '샹치' '이터널스' 등 페이즈4를 알리는 새 히어로들은 이전만큼 팬들을 매혹하지 못했다. 충성도 높았던 마블 팬들의 '덕심'도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 가운데 마블의 새 히어로 '모비우스'가 등판했다. 마블 원작 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과 맞선 적수 '마이클 모비우스'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첫 번째 실사 영화다. 그동안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실사 영화가 대거 탄생했지만, 안티 히어로 '모비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없었던 만큼 영화 애호가들의 이목이 쏠렸다. 소니 픽처스가 제작·투자를 맡았으나 '스파이더맨'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마블 애호가들에게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캐릭터. '모비우스'는 다시 '마블 영화 전성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생화학자 '모비우스'는 점점 고통이 커지는 희귀 혈액 질환을 앓고 있다. 비상한 두뇌를 가졌으나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염세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 인물이다.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희귀 혈액 질환을 앓고 있는 친구 '마일로'와 유일하게 자신의 곁을 지키는 과학자 '마르틴'뿐이다.
'모비우스'는 자신을 비롯하여 혈액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치료제 개발을 위해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흡혈박쥐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고 초인적인 힘과 함께 잔혹한 파괴 본능을 얻게 된다. '모비우스'는 괴물 같은 본능과 사랑하는 이를 구하고자 하는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혼란을 겪는다.
'모비우스'는 영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예측 불허의 캐릭터다. 기존 마블 히어로들이 겪는 영웅으로서의 고민과 갈등이 아닌 스스로 초인적 힘을 통제할 수 없고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는 단순한 '히어로'도 '빌런'도 아닌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로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한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마이클 모비우스'는 마블 유니버스에서 가장 이타적인 캐릭터 중 하나다. 자신과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시도를 하다가 괴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 파괴적 본능 사이의 '모비우스'는 기존 마블 히어로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줄 예정이다.
영화 '모비우스'만의 무드도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재미 중 하나. '바빌론의 재앙'(2004) '세이프 하우스'(2012) '이지머니'(2016) '라이프'(2017)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냉소적이고 사실적인 연출 기법으로 '모비우스'만의 톤앤매너를 지킨다. '모비우스'의 비극과 숙명, 그리고 양면성을 가진 영웅의 모습은 에스피노사 감독이 그린 세계와 자연스레 녹아든다.
또 에스피노사 감독이 그린 '모비우스' 속 배경도 인상 깊다. 그는 1980년대 뉴욕과 죽음의 경계에서 버텨온 '모비우스'를 은유하고, 미술적으로도 조화롭게 만들었다.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황량한 도시 뉴욕을 인물과 동화시켜 '모비우스'의 양면성을 시각화한다. 인물의 처지나 심리와 달리 화려하고 유려한 액션 효과, 시퀀스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비우스'는 기존 히어로 무비 속 영웅들과 궤를 달리하면서도 마블 히어로만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는다. 가장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고 자신의 숙명을 거부하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영웅'이 되는 모습은 클래식하기도 하다.
물론 새로운 시리즈와 캐릭터를 소개하는 작품인 만큼 다소 설명적인 부분들도 있다. 긴 시간을 할애해 인물의 내면과 갈등을 낱낱이 펼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떠넘긴다. 시리즈물로서의 길을 다져놓는 모양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부터 '하우스 오브 구찌'까지 매 작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한 자레드 레토는 '모비우스' 역을 통해 새로운 '영웅'의 얼굴을 새긴다. '모비우스'의 위태로운 면모는 자레드 레토를 통해 완성된다. '닥터후' 시리즈로 유명한 맷 스미스는 고전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다. '마일로' 역을 통해 히어로 무비 속 클래식한 악당의 계보를 잇는다. '마르틴' 역의 아드리아 아르호나도 인상 깊다. 줄곧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표현해왔던 만큼 깊이 있는 해석으로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입지를 넓힌다.
'모비우스'는 3월 30일 개봉이며 상영 시간은 104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모두가 궁금해할 '쿠키 영상'도 2개나 있으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였다.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가 개봉하는 날이면 극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온라인에서는 '스포일러 금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억 관객을 꿈꾸던 시절, 극장은 '어벤져스' 시리즈 개봉에 맞춰 온갖 이벤트와 굿즈를 내놓았고 국내 투자·배급사들은 영화 개봉 시기를 늦추며 긴장했었다.
지난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19년 '어벤져스: 앤드게임'까지 10여년 간 마블 스튜디오의 연작 영화를 함께해왔던 관객들은 마블 페이즈3를 마무리하며 서글프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한 시대를 함께했던 영화인 만큼 남다른 의미와 애정이 담겼던 터였다. 마블 스튜디오가 페이즈4를 시작하며 열렬했던 관객들의 반응도 다소 식은 듯했다.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기존 '어벤져스'와 밀접하게 닿아 있던 히어로 무비는 건재함을 알렸으나 '샹치' '이터널스' 등 페이즈4를 알리는 새 히어로들은 이전만큼 팬들을 매혹하지 못했다. 충성도 높았던 마블 팬들의 '덕심'도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 가운데 마블의 새 히어로 '모비우스'가 등판했다. 마블 원작 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과 맞선 적수 '마이클 모비우스'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첫 번째 실사 영화다. 그동안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실사 영화가 대거 탄생했지만, 안티 히어로 '모비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없었던 만큼 영화 애호가들의 이목이 쏠렸다. 소니 픽처스가 제작·투자를 맡았으나 '스파이더맨'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마블 애호가들에게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캐릭터. '모비우스'는 다시 '마블 영화 전성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모비우스'는 자신을 비롯하여 혈액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치료제 개발을 위해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흡혈박쥐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고 초인적인 힘과 함께 잔혹한 파괴 본능을 얻게 된다. '모비우스'는 괴물 같은 본능과 사랑하는 이를 구하고자 하는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혼란을 겪는다.
'모비우스'는 영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예측 불허의 캐릭터다. 기존 마블 히어로들이 겪는 영웅으로서의 고민과 갈등이 아닌 스스로 초인적 힘을 통제할 수 없고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는 단순한 '히어로'도 '빌런'도 아닌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로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한다.
또 에스피노사 감독이 그린 '모비우스' 속 배경도 인상 깊다. 그는 1980년대 뉴욕과 죽음의 경계에서 버텨온 '모비우스'를 은유하고, 미술적으로도 조화롭게 만들었다.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황량한 도시 뉴욕을 인물과 동화시켜 '모비우스'의 양면성을 시각화한다. 인물의 처지나 심리와 달리 화려하고 유려한 액션 효과, 시퀀스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비우스'는 기존 히어로 무비 속 영웅들과 궤를 달리하면서도 마블 히어로만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는다. 가장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고 자신의 숙명을 거부하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영웅'이 되는 모습은 클래식하기도 하다.
물론 새로운 시리즈와 캐릭터를 소개하는 작품인 만큼 다소 설명적인 부분들도 있다. 긴 시간을 할애해 인물의 내면과 갈등을 낱낱이 펼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떠넘긴다. 시리즈물로서의 길을 다져놓는 모양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부터 '하우스 오브 구찌'까지 매 작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한 자레드 레토는 '모비우스' 역을 통해 새로운 '영웅'의 얼굴을 새긴다. '모비우스'의 위태로운 면모는 자레드 레토를 통해 완성된다. '닥터후' 시리즈로 유명한 맷 스미스는 고전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다. '마일로' 역을 통해 히어로 무비 속 클래식한 악당의 계보를 잇는다. '마르틴' 역의 아드리아 아르호나도 인상 깊다. 줄곧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표현해왔던 만큼 깊이 있는 해석으로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입지를 넓힌다.
'모비우스'는 3월 30일 개봉이며 상영 시간은 104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모두가 궁금해할 '쿠키 영상'도 2개나 있으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