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민간기업 간 고위공무원...승인율 가장 높은 기재부

2022-03-29 11:51
경실련, 2016년부터 경제부처 재취업 현황 조사 발표

경실련이 29일 오전 경실련 강당에서 경제 관련 8개 부처 퇴직공직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실련 ]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고위공무원이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취업승인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기획재정부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취업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 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8개 부처 퇴직공무원 5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취업심사 대상은 4급 이상 공무원이며 일부 보직은 7급 이상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평균 승인율은 82.5%로 588명 중 485명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을 받았다. 업무 관련성이 있는 공무원 보직에서 재취업을 하면 '취업 가능'으로 분류되고 업무 관련성이 없는 공무원 보직에서 재취업을 하면 '취업 승인'으로 분류된다.

취업심사 승인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기재부로 심사 대상자 31명 가운데 30명(96.8%)이 취업을 승인받았다. 이어 △금융감독원 94.6% △산업통상자원부 92.6% △금융위원회 90.9% △공정거래위원회 89.3% 등이 높은 취업심사 승인율을 보였다. 

경실련은 민간기업에 재취업하는 기재부 출신 공무원의 주요 특징으로 △한국상장회사협의회·국제금융센터 등 관행적인 유관기관 재취업 △재벌 대기업 방패막이용 재취업 △고위직 재취업 전 임시 취업 △기재부 파워와 지분에 의한 재취업 등을 꼽았다. 

기재부 출신 공무원 취업 유형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민간기업에 취업한 퇴직공무원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제금융센터,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협회 조합이 8명, 학교 등 기타 법인이 5명, 시장형 공기업 2명을 차지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법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 유명무실한 제도로 변질한 취업제한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관피아(고위공직자 민간기업 재취업자) 실태를 알리고 정부에 근절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공직자 취업제한 제도를 바로잡을 대안으로 △취업 승인 예외사유 구체화 △취업심사 대상 기관 요건 강화 △퇴직 전 겸직 제한 규정 마련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공개 △공직자윤리위원회 회의록 공개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