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금융 허브 상하이도 결국 봉쇄…경제적 충격 불가피

2022-03-28 13:47
무증상 감염자 폭증에 단계적 봉쇄 결정
테슬라 공장 가동 중단, SMIC 등은 아직

[사진=신화통신]

그동안 유연한 방역정책을 펼쳐왔던 중국 경제·금융 중심인 상하이가 결국 단계적 봉쇄 조치에 돌입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무증상 감염자가 급증하자 도시를 봉쇄해 20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것.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6%를 차지하는 상하이가 단계적 전면 봉쇄에 돌입함에 따라 단기적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하이도 결국 단계적 봉쇄 결정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전날(27일) 밤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상하이 2개 부분을 봉쇄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 5시(현지시간)부터 황푸강을 기준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단계적으로 봉쇄한 뒤 핵산 검사를 할 방침이다. 푸둥지역은 28일 오전 5시부터 4월 1일 오전 5시까지 나흘 동안, 푸시지역은 다음달 1일 새벽 3시부터 5일 새벽 3시까지 나흘간 전면 봉쇄한다. 

봉쇄 기간 최고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핵산 검사를 실시해, 감염자를 전부 확인할 방침이다. 봉쇄 기간 주민들은 외출이 금지되고 대중교통도 운영하지 않는다. 아울러 공공 서비스를 제외하고 모든 기업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재택근무에 돌입한다. 

이는 오미크론 확산에도 상하이시만큼은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대신 밀접 접촉자가 발견된 주거 지역 위주로만 봉쇄하는 '정밀 방역'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앞서 26일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영도소조 전문가 위원인 우판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은 상하이 코로나19 방역 기자회견에서 "상하이도 다른 도시처럼 봉쇄하면 중국 전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며 정밀 방역을 고수하겠다고 전했었다. 하지만 상하이 내 무증상 감염자가 폭증하자 전면 봉쇄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해외 유입을 제외한 중국 본토 확진자 수는 1219명이며, 이 중 상하이에서 50명 나왔다.

문제는 무증상 감염자다. 이날도 중국 본토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4996명 나왔고, 상하이에서만 3450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와 구분해 별도로 통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모두 확진자로 분류하는 국제 기준을 적용하면 상하이 신규 감염자 수는 총 3500명인 셈이다. 최근 상하이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21일 896명, 23일 983명, 25일 2269명 26일 2678명으로 급속히 불고 있다.

중국 경제분석가인 가오선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상하이는 중국 본토로의 경제 관문 도시이기 때문에 봉쇄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푸둥과 푸시를 단계적으로 봉쇄하는 이유도 이 같은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봉쇄로 경제적 충격 불가피...테슬라 공장 가동 중단, SMIC 등은 아직
상하이 봉쇄 기간은 다른 도시보다 줄었고, 구역을 나눠 도시가 멈추지 않도록 했지만 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상하이시 봉쇄 조치에 따라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상하이공장을 일단 28일 하루 동안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조업 중단이 28일 이후로 연장될지에 대해 근로자에게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관련 문의에 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TSMC와 SMIC는 공고를 통해 상하이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며 정부의 방역지침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시 폐쇄 기간이 길어지는 등 방역조치가 강화될 경우 반도체 대란을 비롯한 공급망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28일 봉쇄 기간 동안 상하이 공항, 철도, 항만 등은 정상 운용된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앞서 선전 등 도시 봉쇄에 따라 가뜩이나 원활하지 못한 물류 흐름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는 지난해 수출입 4조 위안(약 767조원)으로 중국 전체 수출입 39조1000억 위안의 10.2%를 차지했고, 또 상하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중국 1위이자 세계 1위 항구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7일 밤 공고를 통해 단계적 봉쇄 기간에도 시장 운영의 각종 업무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식 상장 업무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고 지난해 실적 보고서를 기일 내 제출하기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4월 30일까지 제출기한을 연장한다고 전했다.

한편 상하이 전면봉쇄 소식에 국제유가도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4.07달러(3.55%) 내린 배럴당 113.23달러에 거래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4.07달러(3.41%) 하락해 배럴당 113.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상하이가 전면 봉쇄에 들어감에 따라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