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잇따른 대외악재에 생긴 내성(耐性)… 눌렸던 증시 상승세 이어지나

2022-03-21 05:59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보합세를 보이다 조금씩 올라 2702.02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

 
이번 주(3월 21일~25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發) 우려 해소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며 뉴스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주 후반 들어 주가가 악재성 이슈의 부각에도 상승세가 이뤄진 점을 볼 때 시장은 악재에 대한 내성이 높아졌다. 또 주가 역시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는 주가 수익률이 아직 마이너스이고, 최근 영업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반도체와 IT하드웨어 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51포인트(0.46%) 오른 2707.02포인트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발(發) 우려가 다시 떠올랐지만 개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지난 3월 3일(2713.43포인트) 이후로 9거래일 만에 종가기준 2700포인트를 회복했다. 대외 악재에 대한 투자자들의 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한 주간(3월 14~18일)을 보면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주 대비 1.71%(45.74포인트)가 상승했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73억원, 654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896억원을 순매도 했다.
 
내성 생긴 투자자들… 지수도 상승세 전망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 이슈와 국내외 경제지표에 따라 등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 월요일 증시의 경우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상승과 토요일 미국 증시가 상승한 이유가 수급이 밑바탕이 됐던 만큼 차익매물 소화과정에 따른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지난주와 같은 2650~280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코스피 밴드는 2650~2780으로 전주(2620~2720) 대비 소폭 상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추세적으로 미루어 볼 때 지수는 하락 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악재에 대한 내성과 지수는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 방문이 예정된 점은 초미의 관심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밴드를 상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3월 FOMC 불확실성 해소와 국제유가(WTI)가 지난 주 한 때 100달러를 밑도는 등 안정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유가가 하향 안정화 될 경우 다른 선진국 시장에 비해 더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악재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3월 FOMC에서의 금리인상과 연내 추가 6회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주식 시장은 이를 악재 해소로 받아들였다. 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재돌파 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주식시장이 반등으로 화답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그만큼 악재를 많이 반영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하방압력보다는 상승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FOMC의 기준금리 인상과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에 대해 오히려 시장이 반겨야 할 재료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식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스테크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이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하는 극약 처방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긴축은 유동성 환경에 부담이 될 것이나, 드높아진 인플레이션 전망을 낮추는데 불가결한 요소가 된다”며 “높은 물가가 경기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파이팅은 투자자들도 반길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는 상존… 맞서기 보다 피하는 전략 수립해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분쟁은 완전 해소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시장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다.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가 공고히 이뤄질 경우 서방과의 충돌은 격화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리스크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 피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영환 연구원은 “업종 관점에서는 대외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종목들은 피해갈 필요가 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용이한 업종과 대외 리스크와 연관이 적은 국내 내수소비 업종, 그리고 낙폭과대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와 비철금속, 운송, 유통, 의류, 인터넷을 관심업종으로 추천했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재를 위해 발벗고 나선 만큼, 이익개선이 뚜렷한 업종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서정훈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낮춰질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할 경우 그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온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 중 연초대비 주가 수익률이 아직 마이너스이고, 최근 영업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IT 하드웨어(H/W)와 반도체, 그리고 증권과 에너지”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전기·전자 업종은 최근 여타 업종 대비 비용 부담이 덜하고 업황 턴 어라운드 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지난주 류허 총리의 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확인된 만큼, 차이나 플레이에 포함될 수 있는 업종 중에서 경기민감주 유형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을 대비한 기술적 반등을 대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에 강했지만 전쟁 리스크에 취약했던 섹터와 종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정부의 수립으로 인해 부동산과 플랫폼, 원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같은 조건에 부합되는 업종으로 필수소비재와 금융, 원전, 인터넷, 건설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