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러 지원 시 후과"…시진핑 "美·나토, 러와 대화해야"
2022-03-19 09:08
구체적 합의나 진전된 내용은 없어
미국과 중국 양국 정상이 4주째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대화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9시3분(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10시53분까지 1시간 50분간 화상 통화를 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현 상황에 대한 원칙적 우려만 확인했을 뿐 전쟁 조기 종식 및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에 구체적으로 합의하거나 진전된 내용을 내놓지는 못했다.
고위 당국자는 별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차원의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러시아와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의 배후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쌍방의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로 고통받는 것은 역시 인민들"이라며 "더 심해지면 글로벌 무역·금융·에너지·식량·산업망·공급망 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에 설상가상이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지 않은 것"이라며 "국가 관계는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경으로 가서는 안 되며, 국가 간의 대항은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평화와 안보는 국제사회가 가장 중시해야 할 재산"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시 주석은 "미국 일부 인사들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중미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CTV는 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일방적인 현 상태의 변화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