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첫 고비 넘겨…일부 채권자 이자 받아

2022-03-18 10:06
씨티그룹, 자금 확인 뒤 채권자들에 이자 분배하는 듯
이자 전부 지급 여부는 아직 확인 불가

러시아가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환거래은행인 JP모건을 인용해 "러시아가 달러로 국채이자를 지급했으며, 이를 해당 은행인 씨티은행 등에 이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일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씨티그룹은 해당 자금을 확인한 뒤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일부 채권자들은 이자를 받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 채권자는 "내 예상과 달리 이자가 달러로 지급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전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국영 언론 러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화에 대한 채무 이행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며 "우리는 돈을 갖고 있고, 우리는 돈을 지불했다. 이제 공은 무엇보다 미국 당국으로 넘어갔다"고 말한 바 있다. 

총 1억1700만 달러(약 1419억원)에 달하는 이자가 전부 지급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CNBC는 씨티은행이 관련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급대리인인 씨티은행은 일반에 이와 관련한 기밀정보와 재무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위기는 넘겼어도 러시아의 국가 부도 위기는 여전하다. 다음 달 4일까지 20억 달러(2조45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올해 말까지 400억 달러(48조원) 규모의 외화 빚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스위스에 숨겨진 러시아의 비밀계좌들이 디폴트를 막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스위스은행가협회(SBA)는 러시아인들이 스위스 은행에 1500억∼2000억 스위스프랑(약 199조∼265조원)을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 계좌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자금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 루블화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