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11% 빠질 때 OO은 5~10% 올랐다… 인플레 대비 리츠로 막아볼까

2022-03-16 06:00

SK리츠의 대표투자자산인 SK서린빌딩 [사진=SK]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리츠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보라는 증권가의 조언이 나온다. 연초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변동성 장세에서도 리츠 관련 투자는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경우 리츠가 가지고 있는 배당과 유동성이라는 매력이 더 부각되리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코스피 대비 선방한 리츠 투자 수익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11.15%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물류대란과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제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 기간 선방한 지수가 있다. 부동산 및 사회간접시설(인프라)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와 코스피 우선주로 구성된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는 연초 이후 4.20%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스피와 비교하면 비교적 선방한 수치다.

특히 지난 1월 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코스피가 3% 이상 떨어진 이후 상장리츠 대부분은 오름세다.

SK리츠는 1월 말 5900원대를 기록했다가 현재 6400원대에서 주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리츠코크렙도 1월 말 5700원 선에서 최근 6100원대를 기록 중이다. 롯데리츠와 NH올인원리츠, 케이탑리츠, NH프라임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 대부분의 상장 리츠가 1월 이후 현재 5~10%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심각…대안은?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지수 대비 수익률이 양호했다는 것 외에도 앞으로 우려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경제 주체들이 가장 경계하는 요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 영향이 결국 생활물가와 연동될 우려가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공급망 위기가 가중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앞당기는 상황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주로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두 달 만에 2배 넘게 올랐다. 
 
물가 오르면 임대료로 방어…인플레 헤지 기능 눈길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물류창고나 빌딩 같은 건물은 임대를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목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츠를 통해 '십시일반' 투자가 가능하다. 이렇게 조성된 리츠는 부동산 투자로 생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아질 때 리츠가 주목받는 것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물가가 오를 경우 임대료를 더 받으면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꾸준히 배당을 지급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연 6% 정도다. 지난해 연말 기준 코스피의 배당수익률 평균이 2%에 미치지 못하며, 가장 배당이 활발한 통신업도 4%대에 그친다는 점에서 리츠의 배당은 높은 편이다.
 
그룹사, 부동산, 물류센터, 주유소 등 다양한 투자자산
리츠는 투자하는 부동산의 성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순(純)물류 리츠다. 현재 17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6월에 1개의 자산을 추가로 편입할 예정이다. 주요 임차인은 쿠팡, 더본로지스틱스, 삼성전자로지텍 등의 이커머스 회사와 3자 물류회사 등이 빌려 쓰고 있다. 보유 자산 대부분은 수요가 풍부한 물류 핵심 지역인 수도권 동남부 권역에 위치해 있다.

이어 리츠 시총 2위 롯데리츠는 롯데그룹의 보유 자산인 마트와 백화점 등을 기초자산으로 운영 중인 리츠다. 롯데그룹이 스폰서여서 안정적인 운용이 강점이며 향후 리테일 자산뿐 아니라, 산업(물류), 오피스,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그룹 자산을 편입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리테일 자산의 토지가치를 활용하는 전략도 기대된다.

3위 SK리츠는 종로구 서린빌딩과 SK의 전국 116개 주유소에 투자하는 리츠다. 주요 편입 자산인 주유소는 각 지역 요지에 위치해 있다는 게 장점이다. 향후 SK그룹의 주요 오피스와 데이터 센터 등으로 자산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도 주유소에 투자하는 리츠다. 전국 171개 주유소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정비사업), 버거킹과 맥도널드, 다이소 등이 다양하게 입주해 있다. 현대오일뱅크와는 장기 임차계약을 맺은 상태며 배당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기도 하는 등 주주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