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침공] 러시아, 한 대사관 대피한 남서부로 공격 확대...화학무기 사용 우려 커져

2022-03-13 19:36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에서 구조대원들이 공습 피해 현장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한국대사관이 대피한 서부와 남서부 지역까지 폭격 범위를 확대 중이다.
 
13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침공 13일째인 이날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의 도시 공항이 러시아군의 공습 표적이 됐다.
 
로슬란 마르친키우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시장은 "이날 새벽 공항에서 러시아군 공격에 의한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루마니아 국경과 가까운 이 도시는 한국대사관이 대피한 체르니우치와 약 100㎞ 거리에 위치한다.
 
김형태 주 우크라이나 대사를 비롯한 공관원들은 지난 2일 체르니우치에 도착해 한국 국민과 가족의 탈출을 돕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은 폴란드 국경 인접 지역까지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새벽 폴란드 국경에서 25km 떨어진 훈련시설이 폭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르비우 지역 군 당국은 성명을 통해 "점령자들(러시아군)이 국제평화안보센터(IPSC)를 공습했다"며 "첫 보고에 따르면 그들은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9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사망자가 2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IPSC는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시에서 북서쪽으로 40㎞ 떨어진 야보리우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사 훈련 시설로 폴란드 국경선에서는 25㎞ 거리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최서부에서 감행된 공격이다.
 
올렉시 레스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IPSC는 평화유지군도 훈련받는 곳으로 전쟁 직전까지 나토군 교관 등 외국인도 일하던 곳"이라면서 "유럽연합과 나토 국경 인근에 평화와 안정에 대한 테러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문서에 따르면 IPSC는 우크라이나와 해외 군대가 안전하게 지뢰를 제거하고 다루는 것을 훈련하는 시설이다. 이곳은 정기적으로 국제군이 주둔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격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쪽과 동쪽, 남쪽 지역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았는데, 공격범위가 서부 국경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와 DPA 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 신문 벨트 암 존타크와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는 생화학 무기 연구소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들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구실을 고안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거짓 주장이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러시아가 거짓 조작을 위해 스스로 화학 무기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