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자 선호자산 1위 '상가'…옥석가리기 주의보
2022-03-13 07:00
"임대료 감소 주의…양극화 진행되며 옥석가리기 심화"
지난해 우리나라 부자들은 상가에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아파트 등 주택에 투자하기 어려워지자 매월 임대료와 함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임대료는 감소하며 투자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13일 KB금융연구소의 ‘2022 KB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자산관리전문가(PB)에 돈관리를 맡긴 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는 상가였다. 38%에 해당하는 자산가들이 상가를 선호한 것이다. 처음으로 재건축 아파트, 일반 아파트(각 20%)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KB연구소 측은 세 부담으로 아파트 선호도가 하락하고 반대급부로 상가·오피스빌딩 선호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9년 이후 일반 아파트(-12%p)와 재건축 아파트(-6%p) 선호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가 선호도는 2020년 대비 14%p가량 급등했다. 임대료가 상승 중인 오피스빌딩 선호도도 2021년 5%p오르며 크게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 신종코로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상가 거래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며 상가 거래총액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에서 오피스텔을 제외한 거래량은 총 21만5816건으로 2019년 거래량(15만3637건) 대비 40.47% 증가했다. 이는 가장 높았던 2017년 거래량 20만6483건을 넘어선 것이다.
지방의 경우도 대부분 증가했는데, 경북의 경우 같은 기간 22.54% 늘었으며 △충남 51.24% △강원 31.23% △부산 70.68% 등으로 크게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은 투자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를 보면, 중대형 상가는 2020년 5.1%에서 지난해 7.02%로, 소규모 상가는 4.62%에서 6.12%로 상승했다.
다만, 임대료가 낮아지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투자수익률(소득수익률+자본수익률)은 올랐지만, 이는 부동산 자산가치의 상승에 따라 자본수익률이 오른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의 소득수익률(임대료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강민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팀장은 “공실률 증가 등 펀더멘털 대비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버블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1년 들어 상가투자수익률이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나, 이는 자본수익률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소득수익률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에도 자영업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상가의 임대 시장에서 긍정적 모멘텀 발생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KB의 보고서에 따르면 PB고객이 처분을 희망하는 보유 부동산은 1위가 아파트였으며 2위가 상가였다.
전국 상업시설의 권리금 비율도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상업시설 2곳 중 1곳만이 권리금이 있었고, 평균 권리금은 38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15년 70.3%, 2016년 67.5%, 2017년 71%, 2018년 69.6% 2019년 67.5%, 2020년 55.4%다.
지난해 상업시설의 권리금은 전국 평균 3807만원이다. 시도별로 서울이 486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4651만원), 인천(4111만원), 부산(3804만원) 등의 순이다. 권리금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으로 1882만원이다.
권리금은 토지 또는 건물의 임대차 거래시 별도로 그 부동산이 가지는 특수한 장소적 이익의 대가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금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권리금을 낮추는 상인들이나 건물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등이 많이 왔던 명동 등 상가는 이런 경향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도 입지에 따라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상가들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배후수요가 많은 대형 아파트 단지의 상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또 대로와 대로가 만나는 사거리에 위치해 있는 상가의 경우 높은 가시성과 상징성으로 인해 지역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와 함께 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며 “상품의 주변 입지와 배후 수요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때 최적의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