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국정키워드] ③MB '고소영' 朴 '성시경' 文 '캠코더'...실패한 대통령 인사부터 꼬였다

2022-03-11 00: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박근혜 정부의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대선캠프·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인선 특징이 이 같은 하나의 조어(造語)로 표현되곤 한다. 이른바 '코드(code) 인사'다. 정권 초기에는 새 대통령의 인선 특징 정도로 표현되지만, 같은 단어가 정권 말기엔 해당 정권의 인사 실패를 말하는 대표적인 표현으로 쓰이는 현상이 반복됐다. 

◆'인사가 만사'인데···보수·진보 모두 낙제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공식 행보를 시작하면서 대통령 인수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비서실장, 각 부처 장관들에 대한 하마평이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인사를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익을 위한 협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치 전문가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동서고금을 초월해 여전히 유효한 금언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이 많았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소망교회·영남), 2011년 개각 당시 권도엽·박재완·이채필(영남) 전 장관, 서규용(고려대) 전 장관, 유영숙(소망교회) 전 장관이 대표적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성시경'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발표한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3명 등 4명이 모두 성균관대 출신으로 발탁되면서 '성시경 인사'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또한 사법·행정·외무 등 고시 출신이 다수인 것도 박근혜 정부 인사의 특징이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외무고시),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행정고시), 정홍원·황교안 전 총리(사법고시) 등이 기용됐다. 

◆文대통령도 '낙하산·회전문' 굴레 못 벗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캠코더' 인사가 등장했다. 문 정부에선 특히 민주당 출신 인사가 도드라졌다. 김부겸 국무총리·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었다. 대선 캠프 출신도 적지 않게 등용됐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캠프 생태환경특별위원회)·박능후 전 복지부 장관(캠프 싱크탱크 상임위원) 등이다. 

세 정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코드 인사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결국 실패한 정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특히 경제지표 악화·양극화 심화 등 경제 분야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정치 전문가는 코드 인사라는 편향된 성향의 인사 문제로 결국 실패한 정부로 귀결되는 이유는 이들이 검증대에 올랐을 때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을 진행하기 어렵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할 사람과 보은할 사람은 다르다. 인사는 반드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써야 한다"라며 "연고나 친분에 의해서 인선이 이뤄지면 결국 탈이 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국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최측근을 등용하기보다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를 발탁해 분위기 쇄신을 이끌어야 한다"며 "야당 인사를 기용하는 탕평 인사도 필요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