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대학원' 학력 쓴 후보...대법 "선거 무효"

2022-03-09 09:53
"공정한 판단 하지 못하는 위험 초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사진=연합뉴스 ]

허위로 '대학원 수료' 학력을 써서 선거에 당선됐다면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이 강원도의 한 기초지방자치단체 체육회를 상대로 낸 선거무효 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강원도 한 기초지자체 체육회 회장 선거에는 A씨 등 3명이 출마했다. 선거 결과 A씨는 낙선했고, 그간 체육회 간부를 맡아온 B씨가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당선된 B씨가 후보자 등록신청서 학력란에 최종 학력을 '경영대학원 수료'로 썼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사실 B씨는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A씨 등 다른 후보들은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한 만큼 선거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학력이 후보자 선택에 중요한 판단 기준인데 B씨가 이력을 허위로 써서 선거인단 투표에 영향을 줬다며 선거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B씨의 학력 거짓 작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봤다. 사건이 벌어진 지방체육회는 자체 투표로 회장을 뽑는 사적 자치단체이므로 공공기관이나 공직선거를 전제로 한 규정이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종 학력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해 공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며 "체육회 선거관리 규정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라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