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속 일상회복…물가 상승에 소비성향은 최저

2022-02-24 12:00
통계청, 24일 '2021년도 4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서울의 한 백화점 의류 매장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소비자들이 음식과 숙박, 의류에 지갑을 열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며 소비심리가 회복됨에 따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도 덩덜아 증가했다. 

다만, 물가가 치솟는데다 코로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소비성향은 최저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4만2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근로소득(5.6%)과 사업소득(8.6%)이 전분기보다 늘었다. 정부지원금으로 대표되는 공적이전소득(10.7%)도 소득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3분기 가계 소득이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 변이에 따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며 "서비스업황이 개선되면서 사업소득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가계지출(340만6000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꺾였던 소비지출이 대면 서비스업 회복의 영향을 받아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여행·외식 수요가 늘어나 음식·숙박(17.0%), 오락‧문화(11.0%) 항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보복소비로 인한 의류·신발 지출도 전년동기대비 12.2% 늘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의 문제로 신차 구입이 늦어지면서 자동차구입을 포함한 교통(-3.2%) 지출은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증가하면서 이와 연동한 경상조세가 18.8% 늘어난 영향이다. 12월 종합부동산세 납부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질소득 증가율은 3분기 5.3%에서 4분기 2.8%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평균소비성향(67.3%)도 통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세금·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에서 상품·서비스 소비에 얼마를 썼는지를 나타낸 지표인데,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장은 "소비지출이 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면서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소비지출 증가분보다 높아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