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윤 후보에게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것은 정치권의 '단일화 프레임'을 정면돌파하고,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수용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히 보여줬다"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제가 정치를 하면서 반드시 바꾸고 개혁해야 한다고 다짐한 구태가 고스란히 재현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국민들에게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면서 "대한민국의 정직과 희망의 정치를 지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정당하게 경쟁하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정권교체가 뭔지, 누가 정권교체와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비전과 실력을 가진 적임자인지 가려보자"고 주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새로운 제안을 할 경우'에 대해 "처음부터 실무자 간 협상을 해서 큰 그림을 정하고, 후보가 만나는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후보자 간에 만나기 전에 서로 신뢰하는 실무선에서 큰 방향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후보 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이는 윤 후보가 주장하는 '후보자 간 담판에 의한 단일화'에 거리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직접 정치개혁 협력을 제안할 경우'에 대해선 "어떤 제안도 받은 것이 없다"고만 했다. 이는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