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장비발"… 이유식부터 장난감까지 '구독경제'로 해결

2022-02-20 05:00

 

육아 관련 정기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올디너리매직]

#. 15개월 된 아이를 둔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육아 정기구독 서비스에 푹 빠졌다. 이유식부터 장난감까지 육아 관련 제품들이 집으로 간편하게 배송된다는 점에서다. 김씨는 “‘육아는 장비발’이라고 하는데, 육아용품을 따로 알아보고 구매할 필요 없이 월령에 맞게 제공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며 “일과 가사, 육아까지 병행하는 데 체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육아 관련 제품 및 서비스도 구독하는 시대가 열렸다. 아기 월령에 맞는 놀이 교구를 발달 주기에 맞춰 정기배송해주거나, 유아식은 물론 아이를 챙기느라 바쁜 부모를 위한 영양식까지 제공한다. 육아로 바쁜 가정에서는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등장해 구독경제의 활용 범위가 넓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정액을 내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5년 새 54.8% 증가했다.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육아 관련 정기구독 서비스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특히 스타트업계에서 육아 관련 구독경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월령별 맞춤 놀잇감 ‘피카비 플레이키트’, 프랑스식 이유식 ‘아베크파파’, 부모 간식 ‘맘마레시피’, 집안일 돕는 ‘청소연구소’와 ’런드리고’ 등이 대표적이다.
 
아동발달전문가가 만든 놀잇감… 입소문 타고 매출 10배 ‘쑥’
 발달 육아 전문 스타트업 올디너리매직은 아이들의 월령에 맞게 맞춤형 놀잇감인 피카비플레이키트를 2개월마다 정기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피카비플레이키트는 서울대 출신 아동발달전문가가 아동 주도 놀이 중심의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는 목표로 만들었다. 몬테소리 친화적 놀잇감을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의 장난감 및 콘텐츠를 찾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복잡한 검색이나 대면 상담 없이도 전문가가 추천하는 놀잇감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유아를 둔 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피카비플레이키트는 론칭 8개월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재구매율도 15%를 기록했다.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는 “피카비플레이키트는 아동발달전문가이자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직접 만든 놀잇감으로, 부모와 아기가 모두 즐거운 건강한 육아를 돕고 풍요로운 삶을 열어주는 육아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더 세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 개발을 이어나가 초보 부모가 더 나은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식 준비 고충 타파”… 초보 부모를 위한 ‘프랑스식 수제 이유식’
 이유식도 정기구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처음 밥을 먹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 영양과 식감, 선호도를 고루 갖춘 이유식을 직접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전문적인 이유식을 구독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베크파파는 르코르동블루 출신 셰프가 만든 프랑스식 수제 이유식이다. 과체중과 소아당뇨 예방을 위해 GI(혈당)지수가 높은 쌀보다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야채와 구황작물을 사용한 초기 이유식을 선보이고 있다. 신선한 바이오 친환경 재료도 매일 구매해 사용한다. 아기의 월령에 따라 단계별 세트를 선택할 수 있고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이유식을 받아볼 수 있다.
 
“육아에 지친 당신을 위해”… 부모 맞춤형 푸드 정기구독
 아이가 아닌 부모를 겨냥해 정기구독을 내놓은 스타트업도 있다. 육아에 지쳐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식단과 간식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잇더컴퍼니가 운영하는 임신‧육아 맞춤 건강 간식 큐레이션 브랜드 ‘맘마레시피’는 육아하는 엄마와 아빠를 위한 맞춤형 간식 박스를 구성해 제공한다. ‘생존 간식 박스’ 불리는 간식 박스에는 의사, 영양사, 식품전문가, 채소 소믈리에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 자문단이 선정한 건강 간식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육아를 위한 장보기부터 레시피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육아 맞춤형 푸드케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부모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쁜 육아에 가사일까지?… 시간 벌어주는 청소‧빨래 구독 서비스
 육아로 바쁜 부모를 위해 가사일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스타트업 생활연구소가 운영하는 청소연구소는 홈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 1회 혹은 격주 등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청소 도우미가 방문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청소연구소는 모든 도우미를 직접 교육하고 사후관리(AS)까지 나서 신뢰도를 높였다. 도우미들은 청소연구소에서 인성면접, 이론교육, 실습교육 등을 거친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매니저들은 고객의 집에 방문해 주방, 화장실, 방, 거실 각 영역별로 표준화된 청소가이드에 따라 청소 서비스를 진행한다.
 
청소연구소의 서비스는 일과 육아로 청소에 할애할 시간이 없는 맞벌이 부부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실제 서비스의 연간 재이용률이 83%에 달할 만큼 만족도가 높다. 교육을 받은 청소 매니저들이 체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후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빨래도 골칫거리로 꼽힌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세탁기를 돌려야 할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아기 빨래 때문이다. 빨래 구독 서비스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다.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런드리고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전용 빨래통에 각종 빨래를 담아 문 앞에 두면 이를 수거해 완벽하게 세탁한 뒤 다시 집 앞에 갖다 준다. 특히 ‘베이비 케어’ 옵션을 선택하면 아기 전용 세제로 아기 빨래도 가능하다.
 
2019년 3월 비대면 세탁 신청·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런드리고는 최근 주문 건수와 매출이 월 평균 20%씩 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개별 클리닝 200만벌, 생활 빨래 600만 리터, 이불·리빙·신발 25만점 등의 세탁 주문을 처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육아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구독하면 바쁜 일상 속에서 따로 신경을 쓰지 않고도 아이 돌보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에 고달픈 육아의 품을 줄일 수 있다”며 “타임푸어로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할 시간을 벌어주는 서비스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